아기들, 다른 나라 자장가에도 나른해한다 (연구)

[사진=Daisy-Daisy/gettyimagesbank]
전에 들어본 적이 없는 이국적인 자장가를 들을 때도 아기들이 편안함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이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저널’에 발표한 내용이다.

연구팀은 평균 생후 7개월인 아기 144명을 대상으로 심박동수와 땀 분비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한 뒤 유아용 의자, 안락의자, 부모 무릎 등에 앉혔다.

그 다음,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립싱크로 14초간 노래를 부르는 영상들을 보여주었다. 각 음악은 전 세계에서 수집했는데, 그 중 8곡은 자장가였다. 모든 노래들은 한 명의 보컬리스트가 불렀고, 배경 음악은 없었다.

연구팀은 아기들이 영상을 보는 동안 심박동수와 땀, 그리고 비디오 촬영을 통해 아기들의 동공 크기 변화를 측정했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감소 수치를 보인다면, 아기가 편안함을 느끼거나 나른해지는 상태로 볼 수 있다.

실험 결과, 아기들은 다른 노래들보다 자장가들을 들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듯 보였다. 노래의 시작과 함께 곧바로 심박동수가 떨어졌는데, 특히 자장가들을 들을 때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다. 생후 2개월부터 14개월까지 전부 이 같은 결과를 보였다. 자장가를 들을 때 동공의 크기 역시 확연히 줄어들었다.

단, 땀 분비는 다른 두 데이터보다 연관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들의 땀 분비량이 늘었는데, 이는 아기들이 지루함을 느끼고 움직였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단, 자장가가 들릴 때 일시적으로 증가 속도가 완만해지는 특징이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낯선 자장가도 아기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는 자장가와 다른 음악들이 음향학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장가는 전반적으로 느리고, 음의 높낮이가 크지 않고, 리듬이 덜 규칙적이라는 것이다.

앞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실험참가자들은 박자가 느리고, 피치 범위가 좁고, 덜 규칙적인 비트를 가진 음악들을 자장가로 선택했다. 이는 이번 실험에서 아기들을 편안하게 만든 자장가들과 일치하는 조건이다.

연구팀은 각 자장가가 음악 양식도 다르고 언어도 달랐지만, 결국 특유의 음향 효과 때문에 모두 자장가로 기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향후 어떠한 자장가가 특히 더 아기들을 편안하게 만드는지, 또 자장가는 아기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선행 연구들에 의하면 음악은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 혹은 만성통증을 경험하는 성인 환자들에게 부분적인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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