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면 스트레스 해소된다”

[사진=JV_PHOTO/gettyimagebank]
영국에서 팬데믹을 계기로 요리와 제빵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깥 출입이 제한된 뒤 집에 고립되어 있는 동안 부엌에서 뭔가 만드는 것이 스트레스 감소 및 감정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림을 그리거나 글 쓰기 같은 창의적인 일을 할 때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알려졌다. 같은 맥락에서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혹은 본능적으로 부엌에서 한두시간 머물면서 재료를 다지고 도전적인 레시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 밀가루를 반죽하는 것 역시 창조적인 노력에 속한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덕분에 요리와 빵 만들기가 팬데믹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일종의 자기 치료법으로 부상했다.

최근 BBC 온라인판은 요리와 웰빙의 연관성에 대해 다뤘다. 영국 국립보건원 임상센터에서 음식과 인간 행동 및 정신건강의 관계를 연구하는 니콜 파머 씨는 “거의 즉각적으로 긍정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 경로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요리는 음식에 대한 인간의 공유 경험을 드러내고 음식으로 인간이 양육되는 만큼, 즉각적으로 긍정적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으로 만들다>

요리의 메커니즘은 요리하는 과정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중요한 두뇌 부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연구팀은 농구 선수가 공을 쏘기 전에 일정 횟수만큼 드리블을 하는 것과 같은 반복적인 행동과 의식이 스트레스와 걱정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리과정의 반복적 움직임에서도 흡사한 이점을 추정할 수 있다.

파머 씨는 “손을 움직이는 활동은 확실히 긍정적 감정과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며 “요리에 참여할 때 우리의 감각 체계는 활성화되고 그 활성화가 작업 기억력을 증진한다”고 말한다.

요리와 제빵의 또 다른 이점은 창의성과 더불어 사회적 연결의 느낌을 제공한다는 것. 팬데믹 이전 10년 간 데이터를 조사한 파머 씨에 의하면 요리는 ‘사회적 상호 작용이 증가하는 느낌과 긍정적인 사회적 역할’을 낳는다. 자기 혼자 먹기 위해 요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누군가와 함께 나누기 위해 요리를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약간의 통제력을 되찾다>

일부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요리와 제빵을 치료영역에 도입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냈다. 미국 미시간 주에서 요리를 테마로 활동하는 심리치료사 줄리 오하나 씨는 20년 전부터 요리와 테라피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부엌에서 고객들과 함께 요리하면서 ‘요리를 통해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며 힘을 북돋우는 순간의 경험’을 일깨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레시피를 읽고 집중하는 것, 모든 감각을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것, 양념이 어우러진 향기를 맡는 것 등, 요리의 모든 과정에는 반복되는 행동과 고요함이 존재한다. 예측불가 세상에서 요리는 모든 과정을 내 손으로 통제하면서 확실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약간이나마 스스로의 통제력을 회복하는 것이 웰빙에 도움이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요리 능력을 갖는 것은 ‘더 나은 가족 관계, 더 큰 정신적 행복, 더 낮은 수준의 우울증’과 긍정적으로 연관된다. 앞으로도 요리가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더 많은 자료와 연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팬데믹 이후에도 집에서 요리하고 빵 굽는 향기가 흐르게 하는 것, 심신 건강을 위한 유익한 선택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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