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컨과 치즈가 급성췌장염 위험 낮춘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물성 지방의 역설이랄까?

일반적으로 동물성 기름인 포화지방(saturated fat)은 몸에 나쁘기 때문에 섭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포화지방이 일부 질환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과학진흥회(AAAS)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이컨이나 치즈 등에 들어있는 포화지방이 급성췌장염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11개국의 20개 임상보고서를 분석하여 포화지방 및 불포화지방 섭취량이 급성췌장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결과, 포화지방 섭취율이 높은 경우 급성췌장염 위험이 낮았지만, 불포화지방 섭취율이 높으면 급성췌장염 결과가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포화지방 섭취량이 낮은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 중에서 체질량 지수가 낮으면 중증 급성췌장염으로 고통받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비에스테르형 지방산(NEFAs) 때문이다. 비에스테르형 지방산은 세포 손상, 전신 염증, 장기부전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포화지방 함량↑ 세포손상 유발하는 비에스테르형 지방산 생성 ↓

내장지방에 불포화지방 함량이 높으면 이 비에스테르형 지방산이 더 많이 발생하고, 포화지방 함량이 높으면 비에스테르형 지방산의 생성이 적다.

포화지방이 비에스테르형 지방의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화지방이 췌장염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사실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연구진이 쥐에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레산이 풍부한 음식과 포화지방산인 팔미트산이 풍부한 먹이를 각각 제공한 후 췌장염을 유발해 쥐의 생존률을 관찰했다. 3일 후 리놀레산을 먹은 쥐 그룹은 단 10%만 살아있던 반면, 팔미트산을 먹은 쥐 그룹은 90%가 생존했다.

다만 11개국 20개 임상보고서를 토대로 한 연구에서는 성별, 유전적 배경, 다른 질병 유무 등 중증 급성췌장염 발병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점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영국국민보건서비스(NHS)는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해 심장 질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전반적인 지방 섭취를 줄이고 포화지방 대신 불포화 지방을 섭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포화지방을 통한 하루 칼로리 섭취를 10% 미만(150kcal-250kcal)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이러한 가이드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만이 때로 특정 유형의 급성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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