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58호 (2021-02-01일자)

설문화 없는 설날, 방역수칙 지켜질까?

“월요일부터 샤워할 수 있다”는 동네 헬스클럽의 문자가 왔습니다. 이제 규제가 풀리려나, 뉴스를 검색했다가 헉! 설 연휴 직계가족도 거주지가 다르면 5명 이상 모임을 금지한다니….

“불편하고 몸 고달픈 시댁 안 가도 되겠네.”
“몸도 아픈데, 얘들 안 오니 차례 상 안 차려도 되겠구나.”
“그럼, 올해엔 우리 세뱃돈 못 받는 거야?”
“추석에 내려오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아이들 못 보겠네. 허~.”
“어머니 살아생전에 손자들 더 볼 수 있을지….”

설 명절이 사상 처음으로 ‘봉쇄’될 것 같습니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이웃 어른에게 세배를 하는 우리 고유의 풍습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흔들리는군요. 저희 집은 이번에도 지난 추석처럼 고향의 부모 권유를 따라 귀성을 안 하기로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당혹스러울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전파가 가라앉지 않고 노부모가 감염돼 운명하면 장례도 제대로 못 치르므로, 설연휴도 조심하는 게 맞지만, 설 문화가 사실상 사문화되는 결정을 이렇게 급작스레 하다니…. 벌써 인터넷 기사에는 “서로 신고하고 감시하고 그러겠네?” “이번에는 안 지킬래요,” “그깟 과태료 10만원 내고 말지” 등 부정적 댓글들이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뛰어든 ‘백신 확보전’에서 선전하고 있다면서 올해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지만, 언제든지 의외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백신 회사들이 공급물량을 펑크 내는 일이 잇따르고 있으며, 일부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비과학적 백신 접종 탓에 백신이 아예 안 듣는 변종이 유행할 수도 있습니다. 백신 접종 후 항체 유효기간이 기대 이하로 짧거나, 항체가 변이 바이러스에 무력해서 또 다른 백신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정부의 계획, 아니 희망대로 될 확률은 낮고, 그나마 늦게 이룬 성과가 계속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한 마디로 코로나19와의 동거가 생각보다 훨씬 오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이제는 방역의 방향에 대해서도 좀 더 근원적으로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국민의 신체 및 정신건강을 중시하는 방역=억눌려서 지친 국민은 코로나와의 장기전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방역 지침을 세울 때에는 사람의 접촉 여부만 따질 게 아니라 건강 영향을 반영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위생수칙을 지키며 사람을 만나고 적절히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야 집단기분저하, 집단우울장애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자율성과 참여를 중시하는 방벽=왜 세계에서 가장 위생적이고 정부에 협조적인 국민을 규제하려고만 할까요? 지난해 스페인의 한 오페라극장에선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지켰는데, 복닥복닥 앉게 해서 감염위험이 있다고 관중이 항의를 했는데, 우리는 더 하겠지요? 상당 부분에서는 정부가 행정 규제를 남발하는 대신 친절한 정보와 함께 협조를 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국민의 의견을 경청하는 방역=오늘부터 풀리기는 하지만 그간 극장, 영화관의 규제는 해외토픽 감이었습니다. 팔짱 끼고 들어가서 따로 떨어져 앉아서 관람한다니…. 현장의 목소리에 경청하면 방역 효과는 더 거두면서도 국민의 스트레스는 줄이는 대책들이 수두룩할 겁니다. 우리의 일률적 규제로는 가수, 관람객 모두 커다란 플라스틱 풍선에 들어가서 공연하는, 미국 록밴드 플레이밍 립스의 아이디어 같은 것은 차치하고, 그 어떤 효과적 방법도 나오기 힘들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수도권 골프장을 검색해봤더니 대부분 예약이 다 찼더군요. 궁금합니다. 코로나가 오랫동안 잡히지않아 설에 세배도, 차례도 못 지낸다면 설 연휴는 왜 그대로 쉬어야 하나요? 제사나 세배도 디지털로 대체될까요? 설 문화 없는 설 연휴, 전혀 이상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건가요? 코로나19 전파를 막으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지만, 과연….


[대한민국 베닥] 불안-기분 장애 분야 오강섭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분야 가운데 불안장애-기분장애의 베스트닥터로는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오강섭 교수(60)가 선정됐습니다. 오 교수는 ‘국민 정신의사’ 이시형 박사의 제자이면서,  재작년 허망하게 세상을 떠난
고 임세원 교수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불안장애에 대해 연구하고 귀국, 대한불안의학회의 출범과 성장에 기여했으며 자살예방협회의 기둥으로서 자살 예방에도 애쓰고 있습니다.

오강섭 교수, 코로나19가 불안한 까닭

 


오늘의 음악

 

코로나19 그늘 속에서도 산들바람 같은 소식이 왔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모차르트의 265회 탄생일을 맞아 미 발표작을 공개하는 멋진 연주를 했습니다. 알레그로 D장조로 작품번호 K626b/16이 부여됐습니다.조성진의 모차르트곡 한 곡 곁들입니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NHK교향악단과 협연으로 교향곡 21번 2악장 ‘엘비라 마디간’ 들려줍니다. 정명훈은 조성진이 중3 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서울시향과의 협연자로 지명하고 수많은 공연에서 협연하며 천재의 성장과 함께 했지요?

  • 모차르트 알레그로 D장조 – 조성진 [듣기]
  • 엘비라 마디간 – 조성진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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