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상식으로 본 올해 코로나19 전망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455호 (2021-01-11일자)

“2021년, 백신 접종은 끝이 아니라 시작”

[사진=Melih Evren Burus/gettyimagebank]
2021년이 매서운 추위로 시작했네요. 이번 주부터 추위가 누그러지지만, 얼어붙은 마음이 풀리지는 않을 듯합니다.

새해 만나거나 전화로 안부 주고받는 사람마다 한 결 같이 언제 코로나19 팬데믹 전의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묻습니다. 허나, 세계의 누구도 정확히 예견할 수 없을 정도로 코로나19의 변수가 많은데, 어리석은 제가 어떻게 정답을 알겠습니까? 과학적 상식으로 실루엣 정도를 얘기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에게 들은 견해와 해외 전문 웹 사이트의 정보를 바탕으로 최근 코로나19에 대해 지인들에게 전한 이야기를 정리해봤습니다.

언제 마스크 벗을 수 있나?=정부가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니까, 최소한 그때까지는 써야겠지요. 다만,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 변종을 일으키지 않고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글로벌 기업이 정부의 희망대로 백신을 차질 없이 공급해주고, 우리가 차질 없이 백신을 접종한다는 전제가 모두 성립됐을 때 얘기입니다. 올 겨울에도 마스크를 써야 할 확률이 커 보입니다.

정부의 수급 계획은 차질 없을까?=정부가 뒤늦게나마 백신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제약사들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강국이 돼서 희망을 가질 수는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화이자, 모더나 등 공급사들이 계약 물량을 맞추기 위해 비상이지만, 이들과 함께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 한두 곳에서만 펑크가 나도 우리나라에까지 여파가 미치겠지요. 더구나 우리나라는 뒤늦게 계약을 맺어서, 다른 나라 제치고 먼저 공급받기에도 힘들지 않을까요?

당장 2월부터 백신이 들어온다는데?=정부는 백신의 긴급승인을 내서 최대한 빨리 접종을 시작할 겁니다. 그러나 각사의 계약 물량이 한꺼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백신 회사들은 순차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것인데, 중간에 차질이 생기면 전체 계획이 얽힐 수도 있습니다.

백신과 변이 바이러스=주요 백신들이 영국과 남아공의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영국에서 백신을 원래 계획과 달리 접중기간을 늘려서 접종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변이 또는 변종이 생길지 모른다는 겁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현재 실험실에서 바이러스를 변이-변종시킬 때 쓰는 방법을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하고 있다고 펄펄 뛰고 있습니다. 항생제를 규정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내성세균이 생기듯, 백신에 내성을 갖는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아주 길어질도 모릅니다. 게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용혈성 빈혈, 횡단척수염 등 치명적 부작용(Adverse react)이 의심되는데, 많은 사람에게서 발생하면 지구촌 백신 수급계획 전체에 큰 혼선이 올 것입니다.

치료제로 백신 대체할 수 없나?=독감 치료제도 병 기간을 줄이고, 치명률을 낮추는 이상의 효과를 거두기 힘들 듯, 코로나19의 경우에도 치료제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가 희망적이지만, 둘 다 치료효과와 별개로 한계가 있습니다.

혈장치료제는 병을 거친 사람의 핏속 면역시스템을 한꺼번에 환자에게 투입하는 것인데, 혈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신천지교 신도 4000여명을 비롯, 병을 이겨낸 사람들이 혈장을 공급하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겠지요?

항체치료제는 미국 일라리일리와 리제네론이 벌써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우리나라의 셀트리온이 식품의약처에 조건부 사용승인 신청을 한 데 이어 13일 2차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제가 듣기로는 결과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 다만, 항체치료제는 인체가 본격적 면역반응을 해서 항체를 형성하기 전에 항체를 투입하는 것이어서 적용대상에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당분간 그 회사의 주가는 올릴 수 있겠지만.

우리가 백신 개발하면 되지 않나?=백신개발은 축적된 기초과학의 역량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대한민국 기업이 올해 내에 백신을 개발해서 상용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SK바이오사이언스처럼, 우리 제약회사들이 위탁생산을 통해 글로벌 회사의 숨통을 트여주면서 국내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은 유효하겠지요.

최근 일부 언론에서 한미약품이 mRNA 백신 생산 위탁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모더나가 글로벌 수요를 맞추기 힘든 실정이고, 한미약품이 아시아에서 mRNA 백신 생산의 최적 제조 시설을 갖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듣기론 두 회사는 지난해에 협상을 시도한 적이 있다던데, 정부의 중재와 지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백신이 들어오면 한시름 놓나?=정부가 열심히 접종가이드라인을 만들며 준비하고 있다는데, 이 과정이 백신 확보 못지않게 중요할 겁니다. 정부는 최소 5종류의 백신을 들여오기로 했는데, 백신마다 접종 대상과 용법이 다르며, 한 번 맞으면 다음번에는 그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백신별 대상자 분류부터 난제인데, 정부가 백신 접종과 추후 관리에 중점역할을 할 의사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승인이 날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안 맞겠다는 목소리가 낮지 않습니다.

백신 콜드체인과 보관 등에 대해서도 유통 물류 회사뿐 아니라 여러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아야겠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세계 각국이 겪고 있는 난제이지만, 이번에는 각계 전문가들의 힘을 최대한 모아서 최대한 빨리 정상생활로 되돌아가게 되기를 빕니다.

지난 정부에서 경험을 쌓은 방역 전문가나 빅 데이터 및 AI, 시스템 바이올로지 등의 각계 전문가들의 힘을 모으면, 비록 백신 확보 전에서는 늦었지만, 백신 접종에서는 모범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에겐 세계 최고의 ‘방역 국민’이 있으니까 이 부분의 리스크는 아주 낮다는 것도 장점이겠지요.

이것만은 명쾌할 겁니다. 코로나19 백신전쟁, 이제 시작일 따름이라는 것, 올 한 해는 함께 참으며 이겨내야 한다는 것!


[대한민국 베닥] “조현병 환자의 진짜 권익은?”

 

정신병 분야의 베스트닥터로는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61)가 선정됐습니다.

권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가 뇌영상으로 정신병을 연구하던 초기에 연수 가서 이 분야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의사입니다. 그는 또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 때문에 환자와 가족이 괴로워하자 이를 조현병으로 고치는 움직임을 주도했고, 조현병과 관련한 입법운동을 활발히 펼쳐왔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강박증클리닉을 개설하고 관련 책을 펴내서 환자들에게 빛을 주고 있는 의사이기도 합니다.

☞‘정신병 환자들의 의지처’ 권준수 교수의 삶 보기


오늘의 음악

첫 곡은 1952년 오늘(1월 11일) 태어난 미국의 재즈록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의 ‘Is it you?’입니다. 미국의 또 다른 기타리스트 로이 부캐넌의 ‘Sweet Dream’ 이어집니다. 두 기타리스트 모두 미국 출신으로 우리나라에도 팬이 많지요?

  • Is it you? – 리 릿나워 [듣기]
  • Sweet Dream – 로이 부캐넌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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