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못 버리는 ‘저장강박’, 심장질환에 취약(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물건을 계속해서 강박적으로 저장하고 버리지 못해 고통까지 유발하는 정신장애를 ‘저장장애’라고 한다. 이러한 저장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은 만성 비만, 당뇨 그외 여러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따르면 저장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만성 통증, 심장질환, 고콜레스테롤증, 수면 무호흡증 등의 증상을 흔하게 겪는다. 게다가 치료를 받으려는 경향은 낮아 합병증을 키울 수 있는데다 집에 쌓인 물건이 떨어져 다칠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의 정신과 의사 사라 너틀리야 연구팀은 저장강박 증상이 있는 성인 20,7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평소 물건을 쌓아두는 습관 때문에 정신건강 연구에 참여한 이들은 단순히 물건을 버리는 게 어렵거나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물건을 저장하는 사람부터, 극단적으로는 저장 습관이 일상생활에 피해를 준다고 인정한 사람까지 다양했다.

연구진은 설문조사 검토 결과를 토대로 전체 응답자 중 1,348명은 저장장애를, 1,268명은 잠재적 저장장애를 가진 것으로 분류했다. 나머지 참가자는 저장장애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저장장애를 가진 사람 중에는 여성이 많았고,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며 비만일 확률이 두 배 높았다. 실제로 저장강박증을 가진 사람은 아닌 사람보다 평균적으로 약 7~8kg 몸무게가 더 나갔다. 또한, 저장강박 증상이 심한 경우 만성통증과 수면 무호흡증을 앓을 가능성은 더 높고 치료를 받을 가능성은 더 낮았다.

저장강박을 가진 사람들이 심각한 기능 손상이 있음에도 치료를 받지 않게 되면 두 가지 이상의 질병이 동시에 발생하는 동반질환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저장강박은 여러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키고, 다시 더 심한 저장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저장강박 행동을 하는 사람은 활동이 제한적이고 물건이 떨어져 다칠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스스로를 돌보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일상생활을 스스로 잘 관리 하지 못해 집에 잡동사니가 쌓이는 것일 수 있다. 집 안에 있는 잡동사니를 치우기에 힘에 부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저장강박 행동이 더 심해진다는 연결성은 확인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 상태 때문에 저장강박 행동이 악화되고 그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이 저장장애와 질병 발생률 모두에 위험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저장장애 환자의 합병증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은 이들의 삶의 질, 수명, 전반적인 건강 문제를 개선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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