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대기, 태반까지 공격한다

유산과 사산 위험 높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염된 대기가 유산이나 사산 등 여성의 임신 손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Lancet Planetary)에 최근 게재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오염이 심할 수록 임신한 여성의 유산과 사산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힌두타임스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공기 오염이 심각한 지역에서 무려 34만 9681건의 임신 손실이 대기 오염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인도가 77%를 차지했으며, 파키스탄(12%), 방글라데시(11%)가 뒤를 이었다.

이 숫자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임신 손실 중 무려 7.1%를 차지하는 것이다.

인도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 기준(40㎍/㎥)을 초과하는 오염된 공기에 노출된 것이 유산과 사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위성과 공기 모델링 결과를 이번 연구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지켰다면 이렇게 많은 임신 손실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공기에 포함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임산부의 태반까지 침투하면서 태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임신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오염과 임신 손실의 상관관계에 관한 수량적 연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임신부의 나이, 기후, 기온, 시대적 유산 비율 등 다른 변수들을 조정한 뒤 초미세먼지의 농도 증가가 임신손실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인도(40μg/m³)와 WHO(10μg/m³)의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을 준수했을 때 얼마나 많은 임신 손실을 막을 수 있었겠는가를 산출해냈다.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0μg/m³ 늘어날 때마다 임신 손실의 가능성이 3%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만약 이들 지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10㎍/㎥)을 지키는 공기 질을 유지했다면 임신 손실이 29%가량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끌었던 타오 쉬에 북경대학교 조교수는 “남아시아는 전 세계적으로 임신 손실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며, 동시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라면서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이들 지역의 높은 임신 손실 건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며, 공기 오염을 위한 대책이 바로 취해져야 한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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