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피트니스 폐쇄는 과학적?

[사진=LuffyKun/gettyimagesbank]
실내체육시설은 엄격한 방역 조치 대상이다. 운영 중단 조치를 취한 데는 몇 가지 근거가 있는데, 이러한 근거들은 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까?

헬스시설은 신체와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한 시설이라는 점에서도 폐쇄 조치가 적절한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연장되면서 헬스장과 같은 실내체육시설의 집합금지 조치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제한적으로 운영이 가능한 영화관, 학원, 미용업 등에 비해 혹독한 조치다. 태권도, 발레, 필라테스 등의 수업은 학원으로 분류돼 교습 인원 9명 이하로 영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호흡량 증가, 운동기구 공유…폐쇄 조치 근거론 미약

실내체육시설에 엄격한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는 근거는 해당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비말과 에어로졸 생산 가능성이 높다는 점, 운동기구를 통한 접촉 빈도가 높아진다는 점 등이다.

운동을 할 때는 호흡량이 늘어난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속도가 빨라지거나 심호흡을 하게 된다. 코로나19 감염자가 헬스시설을 이용할 경우, 에어로졸과 비말이 배출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는 것. 아령과 같은 소도구나 운동기구의 핸들 혹은 바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만진다는 점도 헬스시설이 중점관리시설로 분류된 이유다.

그런데 이러한 점들이 헬스장 폐쇄 조치의 근거까지 될 수 있을까?

영국 노팅엄 대학교의 바이러스학자인 조나단 볼 교수는 BBC 뉴스를 통해 “감염된 사람과 접촉할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며 “체육시설이 병원이나 요양원만큼 감염 위험이 높은 장소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기구를 공유하는 것이 문제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손잡이를 공유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버튼을 공유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헬스시설 내에서 개인의 호흡량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환기·청소·거리두기 등의 적절한 방역조치를 시행했을 때 공간의 위험성이 얼마나 감소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도 필요하다.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눌 때도 비말과 에어로졸이 생성되기 때문에 어느 곳이 더 위험한지 객관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볼 교수는 실내체육시설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요인을 환기, 청소, 사람 간 거리두기, 소독제 사용 등으로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영국 공중보건국의 데이터를 봤을 때, 헬스장 환경이 감염의 핫스팟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근거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국 공중보건국의 지난 10월 29일 데이터에 의하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장소는 슈퍼마켓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슈퍼마켓에서 근무하거나 방문한 비율은 11.2%, 술집 방문은 7.4%, 음식점이나 카페 방문은 7%, 중등학교 등교는 6.8%, 초등학교 등교는 5.7%, 헬스장 방문은 2.8%였다.

헬스장은 확진자들이 빈번하게 방문한 장소 중 한 곳이었지만, 다른 시설에 비해 두드러지게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장소라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운동, 신체·정신건강 개선…폐쇄로 인한 득실 따져야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해지지 않으려면 면역력을 키워야 하고, 그러려면 운동이 필수다. 운동은 정신 건강을 북돋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발생하는 코로나 블루 등을 개선하는데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

체육시설은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운영 중단 시 득이 많을지 실이 많을지 살펴봐야 한다.

영국 의회에 헬스시설 폐쇄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는데, 해당 청원글은 운동이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엔도르핀 분비 등을 통해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헬스장 운영이 지속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해당 청원글에 동의하는 서명도 현재 61만 9881건에 이른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스포츠와 신체활동이 신체와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는 점을 동의한다는 답변을 했다. 운동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필수적인 무기라는 것이다. 현재 영국은 감염 위험을 ‘중간’, ‘높음’, ‘매우 높음’으로 나누고 있는데, 매우 높음일 때도 체육시설을 자동 폐쇄하지는 않는다. 각 지방별 선택 사항으로 두고 있다. 또한, 영국 정부는 체육시설을 무조건 폐쇄하기보다는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자문 내용을 기초로 단계적 접근을 하겠다고 밝혔다.

즉, 운영 중단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 그보다는 어떻게 안전하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실내체육시설이 지켜야 할 방역 가이드라인을 세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헬스시설 내에 코로나19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 두기, 오픈 전 직원 상태 체크하기, 공유 공간과 기구 청소하기, 물리적 장벽과 물리적 거리두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새해 첫날, 대구의 한 헬스장 관장이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헬스시설 운영자들도 경제적 한계에 봉착하면서 정부 조치를 따르지 않고 운영을 재개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데다, 최저임금·임대료 등 영세 상인들이 버티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크다는 점에서도 폐쇄 조치가 답이 되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영국 헬스시설 운영자들처럼 국민의 신체와 정신 건강을 위해 헬스시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품격 있는 주장을 내세울 여력도 없을 만큼 국내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크다. 따라서 어떤 운동종목은 되고, 어떤 종목은 안 되는 모호하고 헷갈리는 조치와 정치방역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부끄러운 상황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 방역 조치는 국민의 신체·정신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모두 고려한 객관적인 통계와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한 과학방역이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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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ㅇㅇ

    근본적으로 정부가 금지안한다고 한들 상황이 나아졌을까?
    지금 시국에 사람들이 내돈주고 땀과 비말날리는 헬스장엘 가겠냐고?
    그리고 정부가 코로나 퍼트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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