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모더나 백신 제대로 공급할 수 있나?

지난 연말 질병관리청이 문재인 대통령과 스테판 반셀 모더나 대표와의 화상통화 직후 내년 2/4분기에 모더나의 mRNA 백신 4000만 도스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mRNA 백신을 2월부터 들여오는 계획이 성사가능성이 높다고 밝힘에 따라 백신에 대한 걱정이 줄어드는 모양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른 나라들이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백신을 대량 선(先)구매했는데,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적기에 적정량을 확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정부가 뒤늦게나마 백신 확보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데다가, 우리는 외국 백신회사들과 협상에 이용할 수 있는 백신 생산 인프라가 있으므로 의혹제기와 비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최재욱 교수는 “백신 확보는 계약서 작성이 끝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계약사항을 유리하게 실행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국가들이 백신의 최종 확보와 접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화이자, 모더나 역시 원활한 공급에 비상이 걸려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칫 하면 급히 체결한 계약 조건 탓에 백신 회사들에게 끌러다닐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해외 언론들은 “이들 회사가 어떻게 수요를 맞출 수 있을까?”는 내용의 기사를 앞다퉈 내보내고 있다.

화이자는 지난해 “2021년 말까지 13억 도스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미국이 6억, EU가 3억, 일본이 1억2000만, 중국이 1억 도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미 공급 물량의 한계치를 넘어섰다.

화이자는 미국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 매사추세츠주의 앤도버, 미시간 주의 칼라마주 공장에서 각각 mRNA 원료생산을 한 뒤, 이것을 안전하게 지질로 감싸고, 유리병에 넣어 패키징하는 단계를 거쳐 제품을 완성한다. 이와 함께 벨기에의 푸어스에 있는 공장도 가동하고 있다. 지질은 영국의 코로다에서 3~5년 생산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독일의 지그프리드에서는 올 6월부터 완성원료를 유리병에 넣고 패키징하기로 계약했다.

이와 별도로 바이오엔텍은 2월 독일의 마르부르크에서 제2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중국에서 포선 파마세티컬과 합작 공장을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공급하는 1억 도스는 이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더나는 올해 말까지 5억~10억 도스를 생산한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모더나는 스위스 바이오제약회사 론자와 계약을 맺어 스위스 비스프에 있는 공장 3곳과 미국 뉴햄프셔 주의 포스머스에서 생산된 주요원료를 공급받는다. 론자의 모더나 백신 프로젝트 책임자는 “한 해 동안 4개 공장에서 각각 1억 도스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독일의 고르든파마와는 지질을 공급받기로 계약했는데, 이 회사 대표는 “지난해 물량의 10배를 공급해야 하는데 쉽지 않지만 모든 네트워크 역량을 동원해서 성사 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뉴저지주 서머셋에 본사가 있는 카탈렌트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로비 제약연구소가 유리병에 넣고 패키징하는 작업을 맡는다. 각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제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다.

바이오 제약업계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것에서 숱한 난관을 이겨내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뉴저지주 해밀턴에 있는 바이오 컨설팅 회사 ‘케미럴 앤 파마슈티컬 솔루선’의 제임스 브루노 대표는 미국화학회의 기관지 C&EN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회사들은 각국 정부가 요청하는 빠듯한 시간에 제품 공급을 맞추고 싶겠지만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면서 “두 회사는 특히 물류와 유통에서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펜실베이니아주 파올리의 컨설팅 회사 ‘엑스셀 스트라테직 컨설팅’의 피터 비겔로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백신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가정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고 공급 지체가 필연적”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그나마 화이자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관리하는 기계도 있고, 이에 대한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있지만 모더나는 조직을 구축해서 이것을 관리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서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신 제약회사들이 우리나라에 일정 기간 물량을 소량 공급하다가 적기에 적정량을 공급하지 않거나 못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각종 대응책을 준비하는 동시에 이들 백신 회사에 생산 관련 기업을 연결시켜주고, 유통을 돕는 등의 전략을 실행하며 보다 더 철저히 백신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에 변수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차질 없이 공급받으려면 대량 선구매한 나라에게 일정 분량 양보를 받는 것을 비롯한 ‘백신 외교’를 펼치면서 각 회사의 공급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철저한 협상전을 펼쳐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의료계와 협의해서 여러 백신을 어떻게 차질 없이 접종할지 온갖 경우의 수를 가정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면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확보는 계약서를 쓴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최승식 기자 choissi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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