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칙 안 지키는 사람 설득하려면?

미국에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두 종류가 빛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병의 확산이 멈추지 않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시민 가운데 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등 생활수칙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생활수칙을 지키도록 이끌기 위해서는 개인의 발병 위험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생활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건대 의대 로레스 안 교수 팀은 미국인 1074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대 두 가지 태도로 나눠지는 것을 확인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방역수칙이 공공 건강 메시지를 제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부정적 사람들은 방역수칙이 개인의 권익과 자유를 침해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연구진은 조사대상자에게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메시지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그래야 한다는 메시지를 따로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케 하는 메시지는 긍정적 태도를 높였고, 부정적 태도를 낮췄다. 그러나 자신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는 긍정적 태도는 높였지만 부정적 태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정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50%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으면서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안 교수는 “마스크를 안 쓰거나 사회적 거리를 지키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방역수칙이 개인의 자유를 침범한다고 믿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라면서 “방역 홍보는 개인이 아니라 타인을 보호하는 책임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결과가 방역수칙 홍보 뿐 아니라, 향후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시민들에 대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 봄까지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돼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게 될 가능성이 크고,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접어들어 방역규칙이 까다로워졌을 때 상당수가 여러 이유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참조해야 할 연구결과로 보인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환자 교육과 상담》에 게재됐고, 미국과학지식증진협회(AAAS)가 운영하는 과학논문 소개 웹사이트 ‘유레칼레트’에 소개됐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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