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수유 때 나쁜 영양, 자녀 비만 유도 (연구)

[사진=shutter_m/gettyimagesbank]
임신과 수유 시기 모체의 영양 결핍 또는 과잉이 자식의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전이 규명됐다.

모체의 부적절한 영양이 자식의 생애 초기 대사환경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인이 됐을 때도 비만과 대사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팀과 카이스트 손종우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발달시기 뇌 시상하부(식욕조절기관)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일차 섬모는 식욕을 조절하는 신경회로 생성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모체로부터 공급받는 영양이 과잉 또는 결핍되면 섬모 형성이 억제돼, 성인기에 비만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차 섬모는 세포 표면에 머리카락처럼 솟아 있는 구조물로, 대사 신호를 수신하는 안테나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들에서 섬모 장애 질환과 비만 발생의 연관성이 제시돼 왔으나, 구체적인 기전을 규명해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이 발달기 쥐의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에서 일차 섬모가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자, 식욕조절회로 생성이 저하됐고 성인기에 이르러서는 과식증과 심한 비만증이 나타났다.

또한 임신과 수유 중인 어미 쥐에게 고지방식과 저단백식 등 영양이 불균형한 식단을 먹이자, 자손 쥐의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에서 섬모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비만 쥐의 뇌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섬모 길이가 짧으며, 이로 인해 에너지 과잉 상태를 감지하지 못하고 살이 찐다는 점을 처음 규명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에 더해 해당 섬모가 식욕조절회로 형성에 전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 섬모의 대사 조절 작용을 구체화시켰다.

김민선 교수는 “자식이 생애 초기 노출되는 대사환경은 모체가 임신과 수유 중 섭취하는 영양에 따라 달라지며 이 대사환경에 맞춰 몸의 대사 상태가 프로그래밍된다”며 “모체의 영양 불균형이 자손의 성인기에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등 자손의 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 밝혀졌다. 임신과 수유 기간 동안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국제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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