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백신 순항…선구매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는?

[사진=solidcolours/gettyimagesbank]
화이자 코로나 백신에 이어 모더나 백신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18일(현지시간) FDA의 최종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올초만 해도 불투명했던 백신 접종이 연말에 이르러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각 나라마다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 시점에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둘러 물량 확보에 나선 국가들 중심으로 백신 물량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국이 물량 확보 서두른 이유

일각에서는 백신의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한 뒤 접종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사들과 각국 보건당국이 개발부터 허가까지 이처럼 서두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전통적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데는 10~15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이를 1년 정도로 단축했다. 천천히 한 단계씩 안전성을 보다 완벽하게 확보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더 큰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모든 절차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연구·개발 단계와 허가 과정을 모두 중첩시켜 그 기간을 단축시켰다. 백신 생산도 일반적으로는 승인 이후 시작되지만, 코로나19 국면에서는 임상이 진행되는 동시에 공장에서 백신이 만들어지고 있다. 긴급사용허가가 나자마자 유통하고 접종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이해한다면, 왜 주요국들이 다른 나라의 접종 상황을 지켜보기 전 서둘러 긴급사용허가를 내리고 물량 확보에 나섰는지 이해할 수 있다. 긴급사용허가를 목적으로 한 임상을 통해 안전성 검토는 이미 이뤄졌거나 진행 중이고,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성은 정식 시판허가를 위해 차후에 진행해야 할 문제다.

그 선두권에 화이자와 바이오앤텍, 그리고 모더나가 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자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있다.

백신 플랫폼 기준으로 살펴보면, mRNA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가 가장 앞서고 있고,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가 그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러시아 협업 예고…의구심 더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침팬지에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아데노바이러스를 벡터로 활용한 백신이다.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끼워 넣은 백신으로 면역력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옥스퍼드대는 해당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백신의 대량 생산과 시판이 가능하도록 아스트라제네카와 손을 잡았다.

하지만 이 백신은 임상 과정에서 중증이상반응이 확인돼 임상을 중단했다 재개하는 곡절을 겪었다. 해당 이상반응과 백신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이후 다시 임상이 재개됐다.

하지만 이후 과정도 순조롭지 않았다. 3상 임상 과정에서 표준 용량보다 적은 양을 접종하며, 절반 도즈 + 적량 도즈 접종군의 90% 효과, 적량 도즈 2번 접종군의 62% 효과를 합친 70% 효과를 발표하며 일부 신뢰를 잃은 것.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보통 백신 양을 많이 접종하면 항체도 많이 생기고 예방효과도 비례해서 올라가는데, 표준 용량보다 적을 때 효과가 크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는 저용량에서의 90% 예방효과를 아직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저용량을 쓰다 보니 바이러스 벡터에 대한 항체 생성이 낮아, 2차 접종에서 효과가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설명도 있는데 뭔가 궁색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시 제대로 임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4일 러시아와 협업하겠다고 밝혀 또 다시 의구심을 낳았다. 러시아 백신 역시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라는 점에서 믹스&매치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것인데, 과학 근거상은 협업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 백신은 지난 8월 3상 임상결과도 없이 허가를 내리는 등 신뢰도가 매우 낮은 백신이라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남는다.

유사시 대비한 백신 확보 전략 필요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미국 FDA와 별도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자체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의구심을 낳고 있는 절반 도즈의 효과 기전을 명확하게 살펴야 한다.

또한, 러시아와의 협업, 임상 지연으로 인한 2~3월 물량 확보 가능 여부 등 여러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앞선 문제들을 보완해 대규모 3상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나, 김우주 교수는 “불확실성이 남는 만큼 백신 구입 전략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백질 아단위 백신인 노바박스 백신 등의 구입도 유사시를 대비해 고려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명분에 대한 선구매를 확정하고, 모더나 1000만 명분, 화이자 1000만 명분, 코박스 1000만 명분, 얀센 400만 명분에 대한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다른 백신들도 조기 확보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백신의 경우, 미국인 접종이 끝날 때까지 해외 반출이 불가능하다는 미국의 행정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에 국내에 곧 들어오기는 어렵다.

화이자는 내년 13억 도스, 모더나는 5~10억 도스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나 원료 확보 등에 차질이 있어 계획대로 생산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 코로나19 백신 중 선두로 치고 나왔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현재 3위로 밀려난 것처럼 모든 상황은 불확실성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항상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대한 신속하게 다양한 백신 물량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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