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2020 베이비 붐’ 예상했지만…출생 급감 전망

[사진=NataliaDeriabina/gettyimagesbank]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격리생활이나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제2의 베이비 붐 세대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갔다.

결론적으로, 결과는 정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 겨울과 돌아오는 해까지 출산율은 줄어들 전망이다.

집에 머물며 배우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늘었지만, 코로나19의 주요 방역수칙 중 하나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부부관계를 갖는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무엇보다 경기침체로 인한 재정적 압박과 육아에 대한 불안 등이 임신 시기를 늦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즉, 예기치 않던 임신이든, 계획적인 임신이든 그 빈도가 모두 줄어든 상황이다.

인기 검색어를 분석하는 구글 트렌드에 의하면 ‘부부관계로 인한 통증’, ‘입덧’ 등 성생활이나 임신 등과 관련한 검색은 올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가임기에 있는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30%가 가족계획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대체로 자녀계획을 늦추는 방향이다. 이들 중 48%는 임신 시기를 늦추겠다고 답했고, 26%는 자녀를 가져야할지 모르겠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25%만이 자녀계획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답했다. 4명 중 3명은 재정 상태나 양육환경 등을 고려했을 때 출산계획을 늦추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2021년 30만~50만 명 정도의 출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출산율이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미 지난해 출산율은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상태다. 여기에 팬데믹 영향까지 더해 내년 출산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웨즐리대학 경제학과 필립 르빈 교수는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를 통해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며 “베이비 버스트(출생률 급락)도 그 영향”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2020년을 통째로 지배할 것으로 예상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베이비 붐 탄생이라는 농담 섞인 전망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완전히 빗나갔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대규모 정전사태나 폭설일 때 출산이 늘어날 것이란 잘못된 전망과 같다.

메릴랜드대학교 인구통계학과 필립 N. 코헨 교수는 “남자와 여자를 한 방에 함께 두면 아이가 생길 것이란 순진한 관점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임신이란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녀가 같이 있는 시간이 길면 임신과 출산이 늘 것이란 생각은 다소 전근대적인 사고로, 요즘 부부들은 철저히 계획적으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 결과,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출산은 다시 늘어날까? 경기 불황이 단번에 마술처럼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녀계획을 미루려는 사회적 분위기는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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