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에 좋은 음식 vs. 나쁜 음식

[사진=Olesia Shadrina-horz+chang/gettyimagesbank]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유례없는 스트레스를 받았던 한 해. 따라서 불면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숙면을 취하는 데 중요한 건 운동, 규칙적인 취침 습관, 스크린 타임 축소. 그리고 건강한 식단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다르면, 음식은 수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역으로 수면 패턴 또한 음식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간의 연구들에 따르면 숙면을 돕는 건 과일과 채소, 견과류, 콩류, 생선, 올리브 오일 등이다. 즉 지중해식 식단이 강조하는 식품들이다. 반면 설탕, 고기, 버터, 빵 등은 잠을 설치게 만든다.

얼마 전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은 지속적인 불면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대개 형편없는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기나 과일, 채소는 거의 먹지 않는 반면 가당 음료, 디저트 등 설탕이 잔뜩 들어간 음식에 가공 식품이 식단의 중심을 차지했던 것. 하지만 역학적 연구로는 상관관계를 알 수 있을 뿐 원인과 결과를 가려내긴 힘들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식단을 통제하는 실험을 했다. 따뜻한 우유에서 과일 주스에 이르기까지, 개별 식품이 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다양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계는 있다. 규모가 너무 작고 엄밀성이 떨어진다는 것. 게다가 이런 실험들은 대개 관련 자본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키위 업계의 1인자인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이 투자한 연구에서는 매일 잠들기 한 시간 전에 키위 두 알을 먹었더니 수면 시간이 늘고 질도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그 실험에는 대조군이 없었다. 키위가 숙면에 기여한다는 결과는 항산화 성분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위약 효과 덕분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여러 실험을 통해 두 가지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첫째, 탄수화물이 잠을 좌우한다. 지방이나 단백질을 많이 섭취한 이들에 비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한 이들이 밤에 훨씬 빨리 잠들었던 것.

문제는 탄수화물의 질이다. 베이글, 페이스트리, 파스타 같은 단순 탄수화물은 잠을 설치게 만든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마리 피에르 생통쥬 교수는 “빨리 잠드는 것뿐 아니라 제대로 자는 것이 중요하다면 섬유질을 함유한 복합 탄수화물을 먹으라”고 조언했다.

둘째, 수면과 음식의 관계는 양방향이어서 잠이 부족하면 나쁜 음식을 찾게 된다. 예를 들어 건강한 성인들을 하루 4~5시간만 재웠더니 평소보다 많이 먹고, 자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수면 부족이 5일간 이어지자 남녀 불문하고 누구의 뇌도 당근, 오트밀, 요거트 같은 ‘건강한’ 식품에 반응하지 않았다. 반면 도넛, 사탕, 페퍼로니 피자에 대해 반응은 활발했다. 정크 푸드에 대한 강력한 반응 패턴은 다시 5일을 ‘정상적으로’ 자고 난 다음에야 사라졌다.

요점은 건강에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잠과 음식이 서로 얽혀 있다는 것. 하버드 대학교의 수잔 레드라인 교수는 “식습관이든 수면 습관이든 한쪽을 개선해 다른 한쪽을 따라오게 만드는 식으로 선순환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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