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처럼 벗겨지고 실명까지…심각한 피부 손상 일으키는 약물은?

[사진=Tharakorn/gettyimagesbank]
국내에서 발생하는 중증피부이상반응의 주요 원인 약물은 통풍 치료제와 항경련제, 항생제, 항결핵제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약물연구회가 주도한 ‘대규모 한국인 중증피부이상반응 컨소시엄’을 통해 약물에 의한 중증피부이상반응 발생 현황과 위험도를 분석한 연구결과다.

이 컨소시엄은 국내 3차 병원 34곳이 참여, 2010~2015년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중증피부이상반응 환자 745명에 대한 원인 약물과 경과 등을 분석했다. 단일국가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다.

분석 결과, 한국에서 발생하는 중증피부이상반응의 주요 원인 약물은 통풍 치료제인 ‘알로푸리놀'(14%), 항경련제인 ‘카르바마제핀'(9.5%), 항결핵제(6.3%), 항생제인 ‘반코마이신'(4.7%) 등이었다.

중증피부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률은 6.6%였고, 사망의 90%가 2개월 이내에 발생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등 초기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피부이상반응은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독성표피괴사용해(TEN), 호산구증가증 및 전신증상(DRESS)과 같이 광범위한 피부발진·물집·점막 손상이 나타나거나 화상처럼 피부가 벗겨지는 심각한 약물 부작용이 확인됐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100만 명에 1~2명꼴로 발생하지만 심할 경우 실명, 만성 피부염, 자가면역질환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약물로 인한 중증피부이상반응은 발생 자체가 드물고, 약을 복용한 후 수주에서 수개월 후 증상이 발생해 진단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연구가 거의 없다. 또한, 질환 발병에 인종적 특성이 기여하기 때문에 나라별 발생 현황과 특징에 관한 자료 확보가 필요하고, 희귀질환인 만큼 다기관·다국가 협력연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럽 중심의 RegiSCAR 데이터베이스가 유일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 대규모 자료를 구축하게 됐다. 이는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의 관련 분야 진료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약물안전센터 강동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 중증피부이상반응의 원인, 양상, 예후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인에서 중증피부이상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초기 약물 처방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환자 발생을 상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시간 감시체계와 대응체계를 통한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In Practice)’에 9월호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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