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후 면역력 유지된다는데…재감염 된 이유는?

[사진=Paul Campbell/gettyimagesbank]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 되면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면역력이 언제까지 유지될까?

이와 관련한 가장 최근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한 환자들은 최소 8개월간 면역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라호야 알레르기 면역연구소가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한 프리프린트 논문 내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내 재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면역력이 이처럼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소 8개월간 면역력이 유지된다는 연구와 달리, 한 달 안에 재감염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항체는 줄지만, T세포·B세포가 바이러스 방어

라호야 연구팀은 면역력이 항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T세포와 B세포 등의 백혈구도 관여한다는 점에서 항체가 줄어들더라도 면역력은 지속적으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백혈구가 바이러스와 싸워 감염을 막고 우리 몸을 보호한다는 것.

기존 연구들은 코로나19 항체 단백질이 2~3개월 안에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을 우려했다. 하지만 라호야 연구팀은 항체가 사라지더라도 킬러 T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가려내 사멸시키고, 보조 T세포는 다른 백혈구들의 활성화를 도우며 면역을 촉진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항체의 감소 현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한 185명을 대상으로 혈액 샘플을 채취해 그 안의 항체, T세포, B세포 등을 관찰한 결과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항체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 B세포는 감염 후 1~6개월 사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가 몸에서 사라지면 B세포는 더 이상 항체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회복한 사람들의 항체 수는 줄어들었지만, B세포는 오히려 그 수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향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몸에 들어왔을 때 재빨리 항체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은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에 등장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8개월까지의 면역력 유지를 확인했지만, 향후 추적 조사하면 그보다 오래 면역력이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 수년 간 면역력이 유지되는 감염병들이 있다. 가령 천연두로 생긴 T세포는 사라지는데 10년이 걸리고, B세포는 60년간 유지 된다. 또한,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생하는 사스(SARS)의 경우, 17년이 지난 뒤에도 T세포가 유지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변이 시 방어 어려워…엔데믹 가능성 우려

그렇다면 코로나19 재감염 발생 사례는 무엇일까?

최근 국제 학술지 ‘임상 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코로나19 국내 재감염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성문우 교수팀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뒤 재감염된 사례를 확인한 것.

해당 환자는 지난 3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뒤, 다음 달인 4월 초 또 다시 재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환자는 1차 감염 시에는 ‘V형’, 그리고 재감염 시에는 ‘G형’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이처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다.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한 사람은 동일한 유형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는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변종에는 면역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국내 재감염 환자는 V형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생겼지만 G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면역시스템은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의 고무적인 백신 임상 결과에도, 한편에서는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되기보다는 엔데믹(주기적 감염 발병)처럼 우리 주변에 계속 머물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돌기 형태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무력화하는 기전을 가지는데, 변이 바이러스는 돌기의 형태가 바뀌기 때문에 결합할 수 없다. 즉, 변종이 지속적으로 발생할수록 백신이 타깃으로 삼아야 할 대상도 계속 늘어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경우, 독감 주사처럼 주기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변이가 생길 때마다 이를 방어할 수 있는 백신을 제조하고, 이를 접종받아야 한다는 것. 그렇다고 백신의 무용론을 이야기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높은 빈도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데다, 자연적으로 생긴 면역력보다 백신을 통한 면역력 효과가 더 클 가능성 등 긍정적인 전망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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