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48호 (2020-11-23일자)

낙엽처럼 아름다운 ‘인생 늦가을’을 위해선?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그리하여 바람이 몸에 스며든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레미 드 구르몽의 ‘낙엽’ 중>

코로나19에 짓눌리고 미세먼지에 눈멀어 어질하더니, 가을이 등짝을 보이고 있군요. 입동(11월7일)도, 소설(11월22일)도 지나 절기로는 겨울로 봐야겠지만, 11월이라는 숫자가 가을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군요. 아직 거리에서 뒹구는 낙엽도….

가을과 겨울의 징검다리인 주말에 전나무 숲이 아름답다는 광릉수목원에 다녀왔습니다. 침엽수 숲에서도, 길 위에도 울긋불긋 낙엽들이 수북했습니다. 아침까지 내린 비에 젖어, 바스락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를 귀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발아래 폭신한 느낌도 흐뭇했습니다.

가을 나뭇잎은 무리지어 노랗게, 붉게 변했다가 하나둘씩 떨어질 때에도 아름답지만, 땅 위에서 서로 몸 섞으며 뒹굴 때에도 아름다웠습니다. 문득, 머리에서 “낙엽은 저토록 마지막이 아름다운데, 사람은?”이라는 목소리가 울렸습니다.

사람은 종(種)의 유지를 위해 선천적, 본능적, 무의식적으로 젊은이를 노인보다 더 아름답게 보는 경향이 있다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서 본다면? 혹시 멀리 외계인이 지구촌의 사람들을 본다면, 중년이나 노년을 젊은이 못지않게 아름답게 여길 수도 있지 않을까…?

굳이 외계인의 눈을 빌리지 않아도 아름다운 어른은 많습니다. 늦가을 낙엽처럼 아름다운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조쌀한 얼굴? 은은한 미소? 탄탄하고 균형 잡힌 몸? 좋은 냄새가 나는 피부? 입보다는 귀가 더 건강해서 말하기 보다는 잘 듣는 사람? 아니면, 나무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버린 낙엽의 희생정신을 닮은 마음이 노년의 아름다움일까요?

이런 아름다운 특징들은 뚝 떨어져 존재하기 보다는 함께 있는 경우가 많겠죠?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기 보다는 젊었을 때부터 쌓은 습관의 결과이겠고요.

여러분은 ‘삶의 아름다운 늦가을’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나요? 중년 이후 아름다운 몸과 마음을 위해선, 젊었을 때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고, 지난주 발표된 국제학술지 논문에선 근육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해야 가장 효과적이라고 하던데….


[오늘의 음악]

 

해마다 늦가을에 들려드렸던 ‘고엽’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재즈의 카멜레온’ 마일스 데이비스와 캐넌볼 애덜리의 협연으로 준비했습니다. 둘째 곡은 에바 케시디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들려줍니다. 둘 다 아름다운 단풍과 낙엽의 가을풍경이 배경입니다.

  • 고엽 – 마일스 데이비스 [듣기]
  • 고엽 – 에바 케시디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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