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중2병’을 겪는다?

[사진=Przemysław Iciak/gettyimagebank]
견생(犬生)은 인생(人生)의 축소판이다.

개는 사람과 비슷하게 유·아동-청소년-청년-중년-노년을 겪으며 성격이 변한다. ‘중2병’ 같은 사춘기를 겪는 개가 있는가 하면, 태어나면서 다른 새끼들보다 의젓하고 조숙한 ‘애늙은이’ 스타일도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개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삶을 연구한 성과를 소개했다.

◆ 사춘기 = 영국 뉴캐슬 대학교 등 연구진에 따르면 개도 사람과 비슷한 사춘기를 겪는다. 훈련 가능성과 명령에 대한 반응이 감소하는 시기다. 인간의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이유 없는 반항’의 시기와 비슷하다. 다만 개가 반항하는 상대는 진짜 어미가 아니라, 견주(犬主)라는 점이 다르다.

◆ 개와 사람의 나이 =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등의 연구에 따르면 둘의 나이에는 ‘사람 나이 = 17 곱하기 Ln(개 나이) 더하기 31’의 관계가 있다. ‘Ln’은 자연로그. 공식에 따르면 생후 8주 강아지는 인간 9개월 아기와 비슷하고, 한 살짜리 개는 서른 살 성인, 12살 먹은 개는 약 70세 노인에 해당한다. 공식은 인간과 개의 노화 과정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도출됐다. 나이를 먹으며 DNA를 둘러싼 단백질 등이 화학적으로 변하는 현상(DNA 메틸화)을 살펴본 결과, 개와 인간의 노화가 기간은 다르지만, 양상은 비슷해 공식을 유도할 수 있던 것.

◆ 애늙은이 개 =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 등의 연구에 따르면 개도 나이를 먹으면 활동량이 줄고, 불안을 덜 느낀다. 흥미로운 대목은 어떤 개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조숙한 덕분에 나이를 먹어도 성격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사람도 어려서부터 의젓한 경우 나이를 먹어도 성격이 크게 바뀌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애늙은이’ 개가 있는 셈이다.

◆ 견생은 짧고 = 상대적으로 인생은 길다. 개의 짧은 생애 주기 덕분에 과학자들은 개의 일생을 연구해 인간의 노화 과정을 더 잘 알게 됐다. 짧은 견생은 과학자에겐 기쁨이지만, 개 주인들에겐 슬픔이다. 뉴욕타임스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개가 죽었다>를 인용하면서 기사를 마무리했다. “기쁨, 기쁨, 기쁨 / 오직 개들만이 아는 / 저들의 부끄러움 없는 영혼의 / 자유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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