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오래 살아도 건강수명은 남자와 같은 이유 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산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큰 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은 남자와 비슷하다. 우리나라 여자가 남자보다 6년 정도 수명이 길어도 이 기간 동안 앓아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다. 힘든 가족 뒷바라지를 끝내고 편안한 노후를 지내려고 할  때 쯤 각종 질병으로 고생한다. 여성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해 알아보자.

◆ 여자가 더 장수? 병치레 기간이 남자보다 5.1년 길어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를 보면 여자의 기대수명은 85.7세(2018년 출생아)였다. 반면에 남자는 79.7세로 나타났다. 하지만 건강수명은 큰 차이가 없어 여자 64.9세, 남자 64.0세이다. 병을 앓는 기간이 여자가 5.1년 더 길기 때문이다. 여자의 유병기간은 20.8년, 남자는 15.7년이었다.

결국 우리나라 여자는 남자보다 오래 사는 기간(6년)을 거의 병치레로 보내는 셈이다. 문제는 여자의 건강수명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출생 여아의 경우 66.5세였지만 2018년 출생은 64.9년이었다. 해마다 앓는 기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병기간이 17.7년(2012년 출생)에서 20.8년(2018년 출생)으로 증가했다.

◆ 비만·고혈압·당뇨병 환자 증가.. 술 마시는 여성 늘어

남녀 모두 건강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으로 비만·고혈압·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자의 증가, 아침식사와 적정수면 시간 감소 등이 지목되고 있다.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비만·고혈압·당뇨병 등이 늘어나면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병원을 찾는 여성들이 느는  것도 건강수명 집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의 경우 흡연과 음주율 상승이 건강수명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모두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잘못된 습관들이다. 2018년 기준 19세 이상 여성 인구 중 월 1회 이상 음주하는 여성 비율은 51.2%로 10년 전에 비해 6.2%p 증가했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7.5%로 10년 전 대비 0.1%p 높아졌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잠을 푹 자는 여성들이 감소한 것도 건강수명 단축에 영향을 미쳤다.

◆ 스트레스, 마음고생, 화병… 혼자 사는 여성이 건강?

여자의 건강수명은 스트레스 등 정신적인 면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화병(hwa-byung)이 대표적이다. 중년여성들의 우울증인 화병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우울감, 불면, 식욕 저하, 피로 등의 우울증상 외에 숨 쉬는 것이 답답하고 가슴이 뛰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질병관리청의 자료를 보면 2인 가족과 5인 이상의 가족이 함께 동거하는 65세 이상 여성은 같은 나이의 혼자 사는 여성에 비해 건강관련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뒷바라지나 가족 간의 갈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혼자 사는 게 속 편하다’는 얘기가 일정 부분 연구결과로 드러난 것이다. 정신건강은 신체건강 못지않게 건강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

◆ 허리, 무릎 건강이 건강수명 좌우한다

중년 이상 여성의 경우 허리, 무릎 건강이 좋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평생 쪼그려 앉아서 집안일을 하거나 허리를 숙여 무거운 것을 드는 경우에 발생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근력이 약하고 호르몬 변화가 심해 다치는 경우가 잦다. 낙상 사고로 인해 오래 입원하거나 조기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여성농민의 근골격계질환 유병률은 70.7%로 남성농민(55.1%)과 비농업인(52.2%)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성이 주로 담당하는 밭농사는 쪼그려 앉거나 숙이는 동작이 많고 무거운 작물을 드는 경우가 많다. 도시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수십 년 간 잘못된 자세로 집안일을 하면 중년이 되면 허리, 무릎 건강 악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 돈이 있어야 할까? 소득수준이 건강수명에 큰 영향

남성의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것은 흡연, 음주, 비만 등으로 개인의 건강관리 여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65세 이상 여성은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결혼상태(별거, 이혼 등)와 가족구성원 수가 중요했다. 개인의 건강관리가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 남성과는 대조적이었다.

그렇다면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은 건강할까? 사회생활이 단절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줄어든 노인은 사회생활을 잘 유지하는 노인에 비해 우울감 발생 위험이 4배 높고 각종 질환으로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노인의 특징은 가족,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낙천적인 성격인 경우가 많다. 장수의 요소 중 하나로 가족 간의 화목, 친구와의 교류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은 이유다. 이처럼 신체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안정되어야 건강수명을 누릴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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