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당근.. 폐를 강하게 만들지만, 조심할 사람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와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에 접어들면서 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낙상으로 오래 입원한 노인도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채소와 과일은 몸에 좋은 영양소가 많지만, 세계 각국의  의학 검증기관들은 고구마, 당근, 호박 등이 폐를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 고구마, 당근, 호박의 폐암 예방효과, 어디서 나오나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를 보면 고구마, 당근, 늙은 호박, 단호박, 망고, 시금치 등은 폐 기능 증진 및 항암효과가 있다. 비타민A의 이전 물질인 베타카로틴(beta-carotene) 때문이다. 베타카로틴은 폐 주위의 염증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의 암이다. 2019년 12월 발표 국가암등록통계에 의하면 폐암은 2017년 한 해에만 2만 6985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위암, 대장암에 이어 전체 3위를 차지했다. 폐암은 흡연자의 암만이 아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들도 주의해야 한다. 주방 연기, 대기오염 등으로 인한 비흡연 폐암이 급속히 늘고 있다.

◆ 고구마 20,000 > 당근 12,000 > 토마토 600 > 양파 0

UN의 식량농업기구(FAO)의 자료에 따르면 고구마를 100g 먹으면 우리 몸이 필요한 하루 베타카로틴 요구량을 100%이상 공급할 수 있다.  100g당 베타카로틴(㎕) 함량을 보면 고구마 20,000, 당근 12,000, 호박 1,500㎕이다. 토마토의 600㎕에 비해 엄청난 양이다. 양파에는 아예 베타카로틴이 들어 있지 않다.

베타카로틴은 시금치, 차, 미역 등 신선한 채소와 과일, 해조류에도 들어 있다.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의 산화(노화)를 막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로테노이드 계열인데, 이 성분을 많이 섭취하면 침윤성 자궁경부암 발생이 20-50%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베타카로틴의 혈중 농도가 낮을수록 자궁경부암 및 자궁경부 상피내암 등의 빈도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 “몸속 흡수를 위해 기름과 함께 드세요”

베타카로틴과 같은 일부 지용성 비타민은 기름과 함께 섭취해야 흡수가 잘 된다. 고구마, 당근, 늙은 호박, 단호박, 시금치 등은 기름을 둘러 볶아먹거나 오일이 함유된 드레싱을 얹어 먹으면 더욱 좋다.

고구마는 속 색깔이 농주황색인 고구마가 베타카로틴 함량이 가장 높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의하면 고구마의 생즙에는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의 독성을 누그러뜨린다. 벤조피렌은 고기를 구워 먹을 때 많이 생성된다. 고구마의 생즙은 가열하면 이런 장점이 없어지는 게 단점이다.

◆ 베타카로틴, 조심해야 할 사람도 있다

베타카로틴은 폐암 예방에 좋지만 피해야 할 사람도 있다. 바로 오랫동안 담배를 피운 흡연자들이다. 국립암센터 자료를 보면 당근, 고추,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와 과일, 해조류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에 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시행되었는데, 흡연자에게서 오히려 폐암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보고되었다.

따라서 폐암 예방 목적으로 베타카로틴을 필요 이상 섭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폐암 예방법은 아직까지는 금연뿐이다. 반드시 담배를 끊고 일반 식사를 하면서 토마토, 양배추, 브로콜리 등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어 영양의 균형을 유지하고 몸의 저항력을 기르는 것이 좋다.

◆ 보충제 형태보다는 신선한 채소-과일 통해 섭취해야

미국암협회(ACS) 등은 암 환자가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베타카로틴 등 비타민-항산화보충제를 복용하면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질병예방서비스위원회(USPSFT)는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먹으면 폐암의 발생을 높이기 때문에 먹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고농도의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활성산소의 농도가 극히 저하되면서 면역기능이 떨어져 오히려 암이나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논문이 있다. 베타카로틴 섭취도 고구마, 당근, 늙은 호박, 단호박, 시금치 등 신선한 채소 형태로 먹는 게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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