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 기억력 감퇴 더디다(연구)

[사진=demaerre/gettyimagebank]
일하는 여성이 노년에 더 좋은 기억력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 칼리지 등 연구진이 55세 이상 미국 여성 6,189명을 대상으로 평균 12년에 걸쳐 격년으로 기억력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청년기와 중년기에 임금 노동을 한 여성은 노동 시장에 머물지 않았던 이보다 노년에 기억력 감퇴가 덜했다. 예컨대 직장에 다니지 않은 전업맘은 60~70대가 됐을 때 워킹맘보다 기억력 감퇴 속도가 50%나 컸다.

직업과 기억력의 관계는 여성의 결혼 여부, 자녀 유무와 상관없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싱글맘도 직장을 다니면 배우자가 있는 전업맘보다 기억력 감퇴 속도가 더디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고 지적했다.

대개 일하는 싱글맘은 전업맘이나 결혼한 워킹맘보다 심리적 스트레스나 경제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기 쉽다. 실제로 배우자가 있는 워킹맘보다 심장 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연구까지 있을 정도다.

보스턴 칼리지의 에리카 사바스 교수는 “직장에 다니는 것을 대체로 건강에 해롭다고 여기지만, 인지 기능 면에서는 도움이 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직장에서는 업무를 위해 지적 활동을 하고, 동료와 사회적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런 정신적, 사회적인 자극 덕분에 노년에 기억력 감퇴 속도가 더뎌진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기억력만 분석했기 때문에 다른 정신적 능력으로 확대해석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신경학회 이사 토마스 비딕 박사는 “임금 노동만이 정신적, 사회적 자극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라며 “자원봉사나 공동체를 위한 활동 역시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Association of work-family experience with mid- and late-life memory decline in US women)는 ‘신경학(Neurology)’ 저널이 싣고, UPI 통신이 보도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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