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에서도 사망자 수는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뉴욕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중증 환자에서조차 생존율이 개선되고 있다. 뉴욕병원 기준 지난 3월 30%의 사망률을 보였던 것과 달리, 6월에는 사망률이 3%로 떨어졌다. 영국의 한 병원에서도 3월 40%까지 올라갔던 사망률이 6월 말 20%로 낮아졌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했을 때보다 위력이 약해졌기 때문일까? 바이러스가 변이하면서 덜 치명적인 방향으로 변화했을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아직 바이러스의 맹독성이 약해졌다고 확정 지을 근거는 부족한 상태다.
그보다 명확하게 드러나는 원인은 고령자일수록 감염에 주의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고령 환자가 많았지만, 이후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에 부주의하면서 환자의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뉴욕대 랑곤 헬스센터가 지난 3~8월 사이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50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환자층이 젊어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점이 생존률 개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았다.
바이러스에 대한 의·과학자들의 이해도가 향상됐다는 점도 사망률 감소에 기여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러스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로, 환자들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방법이 개선됐다는 것.
랑곤 헬스센터의 해당 연구 책임자인 리오라 호르비츠 박사는 뉴욕타임즈를 통해 “마법 같은 치료 방법은 없다”며 “대신 작지만 다양한 치유법들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떤 환자에게 산소호흡기를 사용해야 할지, 혈전이나 신부전처럼 돌봐야 할 합병증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해가 향상됐다는 것.
이밖에도 3~4월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 이를 감당하지 못하던 의료시스템이 정비되면서 그때보다 체계를 갖췄다는 점, 경증과 무증상 환자가 많아졌다는 점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사망률이 감소하고는 있으나, 그 곡선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여전히 신규 확진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방심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한 입원률이 40% 증가하는 등 여전히 팬데믹으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유럽의 여러 국가들도 최근 가파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미국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이러한 점을 우려했다. 최근 미국 내에 하루 8만 명이 넘는 신규 환자가 발생했고, 지난 9월 이후 계속 상승 궤도를 그리고 있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걱정을 표한 것. 만약 지금처럼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집중치료실 등의 부족으로 다시 사망자 역시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