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은 암, 심장병, 치매와 어떤 연관성 있나?(연구)

[사진=Erstudiostok/gettyimagesbank]

잇몸질환 즉, 치주염이 있으면 치아 플라크(치태)의 세균이 면역체계에 의한 공격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염증이 초래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아를 지탱하는 연조직과 뼈가 침식된다.

이런 잇몸병이 만성 염증이 작용하는 다양한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질환에는 관절염, 심장병, 당뇨병, 암, 호흡기질환, 그리고 치매까지 포함됐다.

지금까지 이러한 질환과 치주질환을 연계시키는 메커니즘은 분명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잇몸질환이 신체의 다른 곳에서 어떻게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지를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는 잇몸질환과 과도한 염증을 수반하는 다른 여러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치의학부 연구팀에 따르면, 잇몸병이 호중구로 불리는 혈액세포에 도화선을 다는 작용을 해 그 후 신체의 다른 곳에서의 감염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중구(neutrophil)는 다형 핵 백혈구로 운동성과 식세포 작용이 두드러지고 급성 염증에서 중심적 구실을 한다. 인체의 선천적인 면역 방어의 일부인 호중구는 염증을 악화시키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신호 분자를 방출한다.

연구팀의 마이클 글로가워 교수는 “이러한 백혈구가 1단에 있어야 할 때 마치 2단 기어에 있는 것과 같다”며 “이럴 때 호중구가 훨씬 더 빨리 사이토카인을 방출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신 면역 반응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쥐에게 잇몸병을 유발했는데 이 때 쥐의 골수에 있는 호중구가 확산하면서 널리 퍼지거나 전신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복막염이 있는 쥐는 감염 부위에 가까운 혈액에서 호중구의 수가 증가했다. 그러나 복막염이 발생했을 때 이미 잇몸병에 걸려 있던 쥐는 감염 부위에서 호중구의 수가 현저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조사 결과, 연구팀은 잇몸병과 복막염에 동시에 걸린 쥐의 호중구에는 염증을 유발하기 위해 ‘준비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분자 표지자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에 복막염은 있지만 잇몸병은 없는 쥐는 같은 방법으로 호중구가 염증을 유발하는 작용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서도 유사한 면역 변화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에 자원한 대상자들에게 3주 동안 치아를 닦거나 치실 사용을 하지 않게 했다. 이로 인해 가벼운 잇몸질환인 치은염이 발생했다. 치은염은 잇몸이 빨갛게 붓고 아픈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이 대상자들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이전의 쥐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염증을 유발하는 도화선 역할을 하는 호중구를 발견했다. 하지만 대상자들이 양치질을 하고 치실 사용을 한 뒤에는 혈액 속 호중구는 이전의 덜 반응적인 상태로 되돌아 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치주조직의 염증이 선천적인 면역반응을 악화시키게 만드는 전신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Periodontal Inflammation Primes the Systemic Innate Immune Response)는 ‘저널 오브 덴털 리서치(Journal of Dental Research)’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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