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안경 쓴 사람은 괴로워

[사진=okeyphotos/gettyimagebank]
코로나19 때문에 공공장소나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사항이 되면서 시력이 나빠 안경 쓰는 사람들이 괴롭다. 마스크를 쓰면 안경에 김이 서려서 앞이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경을 벗을 수도 없고, 마스크를 벗을 수도 없으니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사람도 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은퇴자 K씨(64)는 매일 오후 인왕산 자락길을 두 시간 정도 걷는다. 시력이 안 좋아 안경을 쓰는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걸으면 마스크 틈으로 새어 나온 입김 때문에 안경에 김이 서려 수시로 안경을 벗었다가 다시 써야 해서 너무 불편하다. “김이 서린 안경을 쓰고 걷다가 발을 헛디딘 적도 있다”는 그는 “지하철과 버스에서 안경에 김이 서려 힘들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K씨처럼 안경과 마스크를 모두 쓰니까 안경에 김이 서려 너무 불편하고 힘들다는 사람이 많다.

“한 번씩 마스크 들었다가 놨다가 해요. 진짜 불편해요.” “김 서림 사라질 때까지 안경 벗고 버텨요.” “수시로 벗었다가 썼다를 무한 반복∼∼ㅠㅠ” “안경 안 쓰는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김 서리면 벗는데 벗고 있으면 앞이 잘 안 보여서 진짜 너무 답답해요 ㅠㅠ”

한 인터넷 카페에 ‘안경 쓰시는 분들 마스크 할 때 김 서림 어떻게 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달린 댓글들이다.

‘안경점에서 김 서림 방지 안경닦이를 사서 써봤지만 효과가 잠시’라고 불만을 적은 사람도 있다. ‘마스크 위쪽을 1cm 정도 안으로 접어서 써보라’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 ‘라식수술을 하고 싶다’거나 ‘렌즈를 구입할까’ 하는 사람도 보였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마스크 안에 휴지를 접어 넣는 방법, 마스크 코 부위에 면봉을 붙이는 이색 아이디어도 나와 있다. 하지만 효과가 별로라는 반응이 많다.

건강 및 보건 의료 전문 인터넷사이트 웹엠디(WebMD)는 최근 ‘마스크와 김 서림 안경 : 코로나의 결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안과 의사인 시드니 지서루 미국안과협회 대변인은 이 기사에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안과가 당장 다루는 공통의 문제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미국 인터넷사이트에도 김 서림 방지용 스프레이, 헝겊, 크림, 물티슈 등 다양한 제품 광고가 넘치고 있다. 식기 세척액이나 면도용 크림으로 렌즈를 닦는 것은 인기 있는 민간 처방. 아홉 살부터 안경을 썼다는 니키타 셀튼(36)은 면도용 크림을 써봤는데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안과 전문의인 로니 레빈 메릴랜드대 의대 교수는 “안경이나 현미경에 김이 서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수술용 마스크 상단에 테이프를 붙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따뜻한 비눗물이나 상업용 김 서림 방지제로 안경 렌즈를 헹군 뒤 말리는 방법을 제시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난무하지만 아직은 안경의 김 서림을 해결할 확실한 방법이 없는 모양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서 마스크를 안 써도 돼야 안경 쓴 사람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될 모양이다.

    김수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1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