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탈진 ‘번아웃’…“잘했어” 셀프 칭찬 필요

[사진=JV_LJS/gettyimagesbank]
올해는 어느 때보다 정신적·신체적 피로감과 탈진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같은 ‘번아웃’ 현상은 특히 나이가 들면서 더욱 심해진다.

번아웃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근로자들은 평균 32세에 이르렀을 때 인생의 첫 번아웃을 경험한다. 은퇴 시점까지 수십 년이 남은 시점, 이미 무기력한 상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왜 이처럼 젊은 나이에 벌써 번아웃이 나타나기 시작할까? 영국 정신과 의사인 니엘 캠벨 박사에 의하면 32세 전후는 일을 열심히 하며 경력을 쌓아나가기 시작하는 때로, 여기에 집세를 내고 대출을 갚고 가족을 꾸리기 위한 준비를 하는 등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인 만큼 번아웃이 나타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 시기가 번아웃의 정점을 찍는 때는 아니다. 이후 나이를 먹을수록 번아웃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2018년 ‘직업의학(Occupational Medicine)저널’에 실린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에 의하면 특히 55세 이상의 여성에게서 심각한 번아웃 증상들이 확인된다.

“잘 늘어나는 고무줄도 결국 끊어진다”

영국 사업지원서비스기업인 ‘오피스 그룹(The Office Group)’이 진행한 조사에서는 일과 사생활이 분리되지 않는 생활, 불안정한 취업 시장, 휴식 시간 부족 등이 번아웃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돼 무기력함을 보이는 사람들이 더욱 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불확실성, 재정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 가족을 비롯한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 등이 겹치며 번아웃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

또한, 소셜미디어도 번아웃을 일으키는 한 축으로 작용한다. 예전에는 나와 거리가 먼 일부 사람들만 누릴 것으로 생각했던 생활들이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것이다.

이러한 압박감은 수면이나 운동 부족, 식사 불량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나쁜 생활습관은 번아웃을 더욱 가중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번아웃은 머릿속 내부 충돌에서 기인하기도 한다. 생존과 관련한 뇌 영역은 현재에 머물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지만, 지각·판단 영역에서는 더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르며 상반된 두 생각이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다. 생존 영역이 “이제 잠깐 쉬어도 돼”라고 말할 때 지각 영역은 이를 “나는 부족한 사람이야”로 받아들이며 이러한 충돌이 반복돼 번아웃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고무줄에 비교해볼 수 있다. 지금 상태에 머물러 있으려는 고무줄을 잡아당기면 일단은 늘어나지만,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태까지 잡아당기면 결국 고무줄이 끊어져버리고 만다. 이것이 바로 번아웃의 순간이다.

“일, 휴식, 취미, 건강 함께 챙겨야”

그렇다면 번아웃을 막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업무시간과 쉬는 시간의 경계를 보다 확실히 하는 것이 좋다. 6시가 퇴근 시간이라면 그때부턴 전화를 무음으로 바꾸거나 업무와 관련한 메신저 알림만 선별적으로 꺼놓는 방식이다.

일을 하는 동안에는 2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잠깐씩 스트레칭을 하거나 창밖 풍경을 감상하는 등의 휴식을 취하는 것도 자신의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방법이다. 20분 이내의 낮잠도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일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단, 그보다 긴 낮잠은 피하도록 한다.

캠벨 박사는 “더 완벽해야 해”가 아니라 “잘했어”라는 마음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완벽주의는 오히려 성공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거나 번아웃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만족스럽다거나 잘했다는 등의 방법으로 스스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태도가 오히려 번아웃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비법이다.

인생은 ‘균형’이라는 점도 잊지 않아야 한다. 일 하나에만 몰두한 사람보다 일, 휴식, 취미, 친구, 가족, 건강 등에 전반적으로 균형 있게 에너지를 분배하는 사람이 사회경제적으로 보다 성공한 삶을 누릴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무작정 일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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