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체온측정으로 안심은 금물

[사진=Yumi mini/gettyimagesbank]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관공서나 커피숍 등에 들어가기 전 체온을 측정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러나 미국 ‘뉴욕 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체온 측정이 안전할 것이라는 환상을 주는 요식행위일 뿐 실효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감염됐으나 발열 등 증상이 전혀 없는 무증상 감염자들은 체온 측정으로 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조차 체온 측정에 회의적이다. 팬데믹 초기에 체온 측정을 강조했던 CDC는 최근 지침을 완화했다. 14일부터 공항에서 중국 브라질 등으로부터 입국하는 국제선 승객을 대상으로 한 체온 검사 등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체온 측정이 아니라, 잠복기를 고려한 자가 격리나 실질적인 바이러스 검사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데이비드 토마스 박사는 “체온 측정은 자동차 여행에 앞서 엔진 오일을 체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하면서 “위안은 되겠지만 타이어가 빠지는 등의 사고를 예방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온 측정이 “뭔가를 한다”는 안도감을 주지만 “감염자를 선별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뉴욕의 병원 체인 노스웰 헬스의 토머스 맥긴 박사는 “체온 측정은 섬세한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열이 없다고 해서 코로나 위험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건물 입구에서 체온을 재는 사람이 서 있다는 자체가 대중에게 뭔가 큰일이 벌어졌고, 조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의미는 있다”고 덧붙였다.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유증상자 중에서도 발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다는 각국의 임상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노스웰 헬스 병원에 입원한 6,000여 명의 코로나 19 환자 중 발열 증상이 나타난 경우는 30%에 불과했으며, 중국에서도 1,000여 명의 입원 환자 중 발열은 44%에서만 나타났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CDC는 지난 7월 코로나 19 관련 지침을 갱신하면서 “발열 체크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발열 등 증상 유무를 살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강조했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피터 쿤 교수는 “발열 체크는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적절한 실내 환기 등과 함께 진행될 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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