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환기구 통한 집단감염 가능할까?

[사진=coffeekai/gettyimagesbank]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아파트의 같은 동 같은 라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환기구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해당 아파트의 같은 라인 5가구에서 8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구로구는 27일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기구 검사에 들어갔다.

이는 2003년 홍콩에서 발생한 ‘아모이 가든’ 아파트 집단감염을 연상시킨다. 당시 아모이 가든에 거주하던 주민 중 300여 명이 사스(SARS) 확진을 받았다. 또한, 이 중 42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홍콩 전체에서 발생한 사스 사망자 수의 14%에 해당하는 대규모 사망 사례였다.

당시 사스 확진자가 해당 아파트의 한 가정에서 대변을 보고 물을 내리는 과정에서 대변에 섞여있던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확산됐고, 이처럼 오염된 에어로졸이 환기구를 통해 다른 가정에 전파되면서 많은 환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선례 때문에 집을 안전지대로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이 현재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지침에 따라 외출을 삼가고 집에 머물고 있지만 이조차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안감을 완화하고, 각 가정에서 적절한 방역 조치로 감염에 대비하려면 우선 이번 구로구 아파트 사례에 대한 역학조사가 중요하다. 환기구를 통한 감염 여부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구로구는 환기구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엘리베이터나 공조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환기구를 통해 감염되려면 각 세대마다 환기구가 연결돼 있어야 한다”며 “아파트 구조를 확인하는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환자들의 동선이 겹치지는 않는지, 공통된 물건을 만지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

더불어 전문가들은 집에 머무는 동안에도 손 씻기 등 위생수칙을 잘 준수하고, 수시로 환기를 해 실내 공기를 정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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