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이 먹는 것이 곧 우리가 먹는 것”

[사진=Nariman Safarov/gettyimagesbank]
전 세계적으로 목초지에서 방목해 기른 가축의 고기와 유제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기후 위기를 실감한데다 동물 복지와 우리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플렉시테리언인 사람들은 육류 섭취를 찬성하지만, 동물 보호 및 복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식용으로 고기를 소비하되, 가축을 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해선 안 되고, 넓은 곳에 방목해 사는 동안 보다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권리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가축을 기르기 위해 생산하는 사료가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보다 친환경적인 사료 제공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또한, 가축이 건강하게 먹고 행복하게 생활해야 사람도 보다 좋은 양질의 고기를 얻을 수 있다. 가축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며 병에 걸린다거나 사료의 상태 때문에 영양 균형이 깨지면 결국 사람도 영양학적으로 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공급받게 된다.

가령 소는 원래 풀을 먹고 사는 동물로, 옥수수와 같은 곡물 사료를 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다. 즉 초원에서 풀을 먹고 살아야 보다 건강한 소로 성장하고 사람도 영양학적으로 보다 우수한 고기와 유제품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가 2019년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풀을 먹고 자란 소는 오메가-6 지방산과 오메가-3 지방산의 비율이 평균적으로 2:1 정도다. 곡물 사료를 먹고 자란 소의 비율이 15:1인 것과 매우 큰 차이가 있다.

753개의 소 샘플을 테스트한 연구팀에 의하면 풀을 먹고 자란 소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다.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이 가장 적정했던 소 그룹은 땅에서 자라나고 있는 싱싱한 풀을 먹은 그룹이다. 반면 건초처럼 사료용으로 베어 말린 풀을 먹고 자란 소의 지방산 비율은 훨씬 나빴다.

오메가-6도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인 것은 사실이다. 적당량 먹으면 건강상 이점이 있고, 음식물을 통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지방산이기도 하다. 하지만 곡물 사료를 먹은 소처럼 오메가-6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증가하면 소의 체내에 중성지방이 많이 쌓이게 되고 염증 반응이 심해진다.

미국 전문 영양사인 다이애나 로저스는 이상적인 오메가 지방산 비율을 1:1 혹은 2:1로 보고 있다. 오메가-6의 과다 섭취로, 그 비율이 망가질수록 전신성 염증 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만성 염증으로 이어져 각종 심혈관계 질환, 당뇨, 암 등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동물의 복지를 생각해 사육하는 방식이 곧 사람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고기보다는 유제품에 더 많은 지방이 들어있으니, 우유, 치즈, 버터 등의 유제품을 선택할 때 특히 이 같은 필수지방산의 비율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방목해 기른 가축에서 생산된 육류를 소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반적인 식습관을 함께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한다. 오메가 지방산의 비율이 적정한 육류를 먹었다 해도 평소 프렌치프라이나 가공식품 등을 많이 먹는다면 결국 오메가-6 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져 체내 염증 반응이 자주 일어나 건강상 손해가 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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