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34호 (2020-08-24일자)

코로나19, 정부의 친절과 대화는 어디에?

 

비상! 그야말로 코로나19 비상입니다. 정부는 이번 주에도 환자가 줄지 않으면 경제가 멈추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리두기 3단계’에 들어갈 듯합니다. 여당은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추석 전면 이동 제한도 검토한다 하고….

서울시는 24일 0시부터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고, 전국적으로 집합금지명령을 내린 유흥시설과 대형학원, 뷔페 등 고위험시설 외에도 현재 집합제한명령을 내린 다중이용시설에서 단 한 차례라도 방역수칙을 따르지 않으면 2주 동안 영업을 정지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300명 미만 학원, 150㎡ 이상 일반음식점, 영화관, 공연장, 종교시설, 실내 예식장, 영화관, 워터파크, 목욕탕 및 사우나, 실내 체육시설, 멀티방 및 DVD방, 장례식장 등 5만8353곳이 해당한다고 하네요.

코로나 확산 차지를 위한 서울시의 결연한 의지가 읽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합니다. 가게들이 일요일 밤에 내린 명령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주인이 아무리 당부해도 손님이 안 지켰을 때에도 이들 가게 문을 닫게 한다는 것인지…. 이해와 협조를 구하기보다는 엄포를 놓는 것처럼 보여서 가슴이 개운치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대화’와 ‘절차’의 시스템인데, 코로나19 위기에 이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방역 위기의 의사 파업도 민주주의 시스템이 비슷하게라도 작동했으면 방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제 온라인에선 정부가 추진해서, 의사 파업사태의 빌미가 된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장이 학생의 추천권을 갖고 있다는 기사가 퍼져서 시끌벅적했습니다.

기사를 확인하니, 2018년 보도된 것이었고 여러 조건들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더군요. 기사에 따르면 서남대 폐교에 따른 전남지역의 의대 확보 차원에서 공공의료전문대학원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의사들이 ‘오해’하고 화낼 수도 있더군요. 추진한 주체와 환경, 동기가 엇비슷한 상태에서 ‘방역 목적’을 전면(前面)에 내세웠으니까.

김영삼 정부 때 의대를 우후죽순 허가했다가 의대생들이 실습을 못해 쩔쩔 못했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는 저로서는 △지금도 공중보건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 △의학전문대학원이 결국 출범 취지와 달리 대부분 문을 닫는 상황 △군 사관학교에서 의대 위탁 교육을 다녀온 군의관들 가운데 외과, 응급의학과 등의 전공을 기피하는 현실 등에 비추어 공공의대에 대한 의사들의 반대를 비난할 수만은 없다고 봅니다.

저는 의료는 공공재라고 믿고, 공공의료의 확대에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이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의료의 중심인 의사와 토론하고 설득해야 할 텐데,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쉽습니다.

현재 정부가 최선을 다해 방역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헷갈리는 것도 있습니다. 정부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개인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 신용카드 정보와 CCTV 등을 최대한 파악하고 요즘은 QR 코드까지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디를 갔고, 누구를 만났고, 어떤 사람인지는 금세 파악이 가능해집니다. 얼마 전까지 일부 단체는 개인 의료정보를 익명화해서 치료법과 건강관리 연구를 위한 데이터로 쓰는 것조차 개인정보가 악용된다며 극렬 반대했는데 지금은 왜 이토록 조용한지…. 정부가 개인정보는 어디까지 어떻게 파악하고, 악용 소지는 어떻게 없애겠다는 것을 좀 더 친절하게 안내할 수는 없는 건가요?

정부가 방역대책을 발표할 때에도, 최근 피치 못해 방역 강도를 느슨하게 한 점에 대해서 진솔하게 사과하고 협조를 구하면 설득력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시민 모두가 방역당국에 협력하고 위생수칙을 지키는 겁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8월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분을 비롯해서 감염이 의심되는 분들은 적극 선별진료소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의사들도 현재 코로나 탓에 의료시스템이 간들간들한데, 파업은 거두어  주시기를 빕니다. 독자 여러분은 가급적 사람 북적이는 곳 피하고, 마스크 꼭 쓰고, 수시로 철저히 손 씻으시고….

코로나19 전파력은 인류의 통제를 벗어난 듯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커지면 세기는 약해집니다. 코로나는 감기와 독감 사이 한 종류 유행병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상급의 의료시스템, 최고로 위생적 국민을 보유한 나라이기에 이 병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겁니다. 정부가 좀 더 겸허하게 민주주의의 대화, 설득, 수정 시스템을 작동한다면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이 병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베닥] 아토피피부염 맞춤 치료 ‘미소 의사’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베스트닥터로는 순천향대서울병원 편복양 교수(68)가 선정됐습니다.

편 교수는 재작년 정년퇴직했지만 전국의 환자 엄마의 요청이 밀려오자 병원의 부탁을 받고 계속 환자를 보고 있는 대한민국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산증인’입니다.

환자 어머니의 가정 사정까지 고려한 친절하고 세심한 맞춤형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남다른 아버지’와 스승들의 가르침 덕분에 아기들을 치료하는 행복을 갖게 됐다는데….

☞편복양 교수 삶과 철학 보기


오늘의 음악

 

재즈곡 세 곡 준비했습니다. 어제 신촌 ‘야누스’를 운영하며 한국 재즈를 이끌어온 ‘재즈의 대모’ 박성연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첫 곡은 야누스에서 자주 울리던 빌리 할리데이의 ‘Good Morning Heartache’입니다. 둘째 곡은 나혜선이 부르는 윤심덕의 ‘사의 찬미’입니다. 마지막 곡은 데이브 브루벡 쿼르텟의 ‘Take Five’입니다. 색소포니스트 폴 데스몬드가 작곡한 곡으로 ‘잠깐 쉬자’는 뜻과 ‘5/4박자를 택했다’는 뜻이 중의적입니다. 폴은 한 해 10만 달러의 저작권료를 모두 미국적십자사에 기부한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 Good Morning Heartache – 빌리 할리데이 [듣기]
  • 사의 찬미 – 나혜선 [듣기]
  • Take Five – 데이브 브루벡 쿼르텟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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