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전원 시, 의사의 책임은 어디까지?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자신의 진료과목에 해당하지 않는 응급환자를 볼 기회가 있다. 이런 응급환자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치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인근 상급병원으로 전원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개원가 의사들은 이러한 응급환자를 상급병원에 전원시킬 때 요구되는 의사의 의무와 책임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이에 관련된 사건과 관련한 판결이 있어 소개한다.

41세 남자환자 A는 구토, 오심, 전신통증,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인근 B소화기내과 의원에 방문했다. 의사 C는 환자 A에게 오심방지약(metoclopromide), 비타민이 포함된 수액을 처방했다. 환자 A는 수액을 맞고 있던 중 갑자기 가슴통증과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심전도상 급성심근경색이 의심됐다. 의사 C는 택시를 부르고 환자와 보호자만 탑승시켜 인근 대학병원에 보냈다.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는 택시에서 내리고 바로 응급실로 가지 않고 병원내 편의점에서 물을 사고 나오다가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했다. 환자는 5분 후에 응급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및 심정지로 확인됐다. 환자보호자는 의사 A를 검찰에 고소했다.

위의 사례에서 쟁점이 된 것은 환자 A가 응급환자인지 여부, 환자를 택시로 이송한 것, 환자와 보호자만 택시에 태워 보낸 것이었다.

첫째, 환자 A가 응급환자인지 여부는 법률을 들여다 보면 알 수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하 응급의료법)에서는 응급환자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규정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1)뇌출혈 수술, 2)뇌경색 재관류, 3)심근경색 재관류, 4)복부손상 수술, 5)사지접합수술, 6)응급내시경, 7)응급투석, 8)조산산모, 9)신생아, 10)중증화상, 11)정신질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환자 A는 급성심근경색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응급환자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환자 A를 택시로 이송한 것에 대해 의사 C는 개인적인 경험상 119에 구급차를 요청하면 개인병원에는 오지 않거나 매우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항변했다. 또 사설구급차는 응급구조사도 없고 장비도 열악할 뿐 아니라 도착하는데 수십 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생각해 택시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응급환자를 구급차가 아닌 택시에 태워 전원한 것은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택시로 상급병원에 이송할 때 의료진이 동승하지 않고 보낸 것에 대해 의사 C는 수면내시경을 한 수면마취환자가 있어 혹시 무호흡상태가 발생하는지 관찰해야 했기 때문에 자신은 의원을 벗어 날 수 없는 상태였고 주장했다. 또 환자가 정신은 멀쩡한 상태로 스스로 움직여 택시를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의료진의 동승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송과정에서 부정맥으로 인한 심정지과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및 보호자만 택시에 태워 보낸 것은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현재 응급의료법에서는 의료인은 의료기관의 능력으로 응급환자에 대한 적절한 응급의료를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경우 지체없이 적절한 응급의료가 가능한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 때 해당 의료기관의 장은 응급환자의 안전한 이송에 필요한 의료기구와 인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법원은 상급병원이송에 119 구급차대신 택시를 이용한 것은 문제삼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 A가 택시에 스스로 탑승하는 등 의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송과정에서 응급상황을 예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에 본인 혹은 간호사를 동반하지 않고 환자와 보호자만 태워 보냈고 이와 같은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결과에 대한 하나의 원인으로 생각된다고 하면서 의사 C에게 금고 1년3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부산지방법원 2020.2.3. 선고 2019고단 2637, 4359(병합) 판결)

의원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해당 환자를 상급병원에 인계하기까지의 모든 책임이 환자를 전원하는 의료기관에 있다. 이 때문에 환자가 응급환자로 판단되는 경우 전원의뢰서만 작성하여 빨리 큰 병원에 가라고만 해서는 안된다. 만약 환자가 응급환자로서 이송 도중에 응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우선 119에 구급차를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현재 119법 시행령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이송의 경우 의사가 동승한다면 119 구급차의 협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119구급차의 협조가 어렵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되면 (판단의 근거가 되는 객관적인 사실이 있으면 더 좋다) 사설구급차나 필요하면 자신의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서 환자를 상급병원에 이송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응급환자를 상급병원에 이송할 때 아무리 기다리는 외래환자가 있더라도 반드시 의사가 함께 가는 것이다. 의료소송이 발생한 경우 전원을 의뢰하는 의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표적인 조항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법에서 환자의 생명은 어느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여기며 의사들은 이를 행동에 옮기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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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댓글
  1. 군바리

    우리나라 응급구조사 현실 참 안타깝지
    무시당하고 사람 살리는 직업들끼리 밥그릇 싸움하고있는 거 국민들은 알고나있나?

  2. 개판

    사설구급차가 참 개판인데 이를 해결할려면 응급구조사협회가 나서야하는데 협회도 개판이고 관심도 없고 방관만하지. 병원전 응급의료를 위해 생겨난게 응급구조사인데 병원전-병원간 현장에서 일하는 응급구조사를 외면하고 병원안에서 업무 싸움이나 하고 있는 협회가 모든 사단의 원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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