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은 사람, 사회적 거리두기 잘 지킨다(연구)

[사진=elenabs/gettyimagebank]
작업 기억(working memory)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작업 기억이란 우리가 흔히 아는 기억력과 다르다. 최근 며칠 사이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단기 기억, 주소나 역사적 사건 등을 기억하는 장기 기억과 달리 작업 기억은 순간적인 정보를 의식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다.

작업 기억은 현재 눈과 귀 등 오감으로 받아들인 지각 정보와 단기 및 장기 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꺼내 잘 조합하고 처리하여 판단 및 행동의 근거로 삼는 능력이다. 작업 기억은 오래 지속되기보다는 짧게는 몇 초 정도 존재하다 사라지는데 집중력, 기억력, 스트레스 대처 등 이른바 ‘똑똑함’과 관계가 깊다. 그래서 컴퓨터의 램(RAM)에 비유하거나 ‘뇌의 메모장’이라 칭하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팀은 코로나19와 관련, 작업 기억 능력이 좋은 사람일수록 사회적 거리두기의 이점이 번거로움보다 크다는 걸 인지하고 방역 수칙을 더 잘 지켰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 대상은 미국인 850명. 코로나19 발생 첫 주인 3월 중순의 10일 남짓 동안 진행됐다.

웨이웨이 장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는 것은 단순히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그 행위의 이득과 비용을 평가하는 수고를 들여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작업 기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그런 판단이 덜 수고롭기 때문에 더 잘 지킨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책 당국자들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을 추진할 때 개인의 인지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대중이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의 과부하를 피하는 간명한 홍보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 방역 수칙이 습관화될 때까지는 대중들이 수고로운 판단을 꺼리는 성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방역 수칙을 세심하게 알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Working memory capacity predicts individual differences in social-distancing compliance during the COVID-19 pandemic in the United States)는 ‘미국 국립 과학원 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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