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욕설 내뱉으면 덜 아프다 (연구)

[사진=MaryValery/gettyimagebank]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욕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욕을 참는 것보다는 하는 쪽이 고통 경감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 그 욕은 진짜 욕이어야 한다.

영국 킬 대학교 연구진은 92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고통과 욕의 관계에 관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에게 손을 얼음물에 넣도록 한 다음 언제 고통을 느끼기 시작하는지, 그로부터 얼마나 고통을 견디는지, 시간을 측정한 것.

참가자들은 힘들면 욕을 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들은 인당 4회씩 반복 실험을 했는데, 무작위로 어떤 경우에는 진짜 욕, 다른 경우에는 가짜 욕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연구진이 제시한 가짜 욕은 예컨대 ‘파우치(fouch)’나 ‘트위즈파이프(twizpipe)’같은 격한 발음의 단어지만 아무 뜻도 없는 말이었다.

참가자들이 진짜 욕을 한 경우, 얼음물로 인한 고통을 견디는 정도는 33%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가짜 욕은 별다른 변화를 불러오지 않았다.

고통에 대한 욕의 효과는 과거에도 몇몇 실험을 통해 입증된 적이 있다. 욕을 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근육이 수축하면서 고통을 느끼는 감각이 둔해진다는 것. 그러나 가짜 욕설에 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 저자인 리처드 스티븐스 교수는 “욕이 아픔을 덜어주는 것은 소리 같은 표면적 특성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욕의 효과는 더 깊은 데서 온다”고 추측했다. 즉 우리가 처음 욕을 배운 어린 시절의 기억이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 결과(Swearing as a Response to Pain: Assessing Hypoalgesic Effects of Novel “Swear” Words)는 ‘심리학의 최전선(Frontiers in Psychology)’ 저널이 싣고, UPI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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