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사메타손, 경증일 땐 오히려 위험…코로나19 중증환자에 효과

[사진=Blue Planet Studio/gettyimagesbank]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사용키로 하면서 약물의 임상적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서 덱사메타손 치료가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영국 175개 이상 의료기관에서 지난 3월부터 이번 달 8일까지 진행한 무작위배정 연구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를 대상으로 덱사메타손 치료군 2014명과 표준치료를 한 대조군 4321명의 치명률을 비교한 결과에서 덱사메타손 투여군이 유의미한 치명률 감소 효과를 보였다.

덱사메타손 치료 28일째 치명률을 비교한 결과에서 덱사메타손 치료군이 대조군에 비해 인공호흡기 장착군은 35%, 산소 단독 투여군은 20% 치명률이 감소했다. 반면 호흡기 치료가 필요 없는 군에서는 치명률이 낮아지지 않았다.

중증 환자에서 이처럼 사망률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항바이러스제가 아닌 항염증 작용이 강한 약”이라며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방법은 바이러스를 죽이는 항바이러스 치료와 사이토카인 폭풍 등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염증이 심해졌을 때 이를 차단하는 항염증 치료가 있는데 덱사메타손은 항염증 효과로 사망률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스제는 부작용이 많다. 자가면역질환, 장기이식 후 거부반응 등을 차단하기 위해 유용하게 쓰이는 약이지만, 불필요하게 사용하면 고혈압, 당뇨, 비만, 쿠싱증후군, 정신장애 등 여러 부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코로나19 환자에 있어서도 효과가 확인된 중증환자에게만 투여해야 한다. 김우주 교수는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는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 없다”며  “오히려 면역시스템을 억제해 증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일반인이 이 약을 자의적으로 복욕하고 치료해선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의료진의 판단 하에 중증환자에게만 투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 이번 연구를 통해 치명률을 낮추는 치료제라는 점이 확인된 만큼 중증환자에게는 바로 적용해볼 수 있겠다. 앞서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을 받은 에볼라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중증환자의 치료시기를 4일 단축했으나,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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