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농축하면, 코로나19 진단 빨라진다”

[사진=Artit Aungpraphapornchai/gettyimagesbank]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사람들의 물리적인 활동 제약부터 경제적인 손해까지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려면 효율적인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재 사용되는 진단 방법은 무엇이고, 앞으로 진단에 있어 개선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현재 진단 시약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급속 진단법과 바이러스 배양, 분자 진단 테스트 등이 있다. 이러한 진단법을 한꺼번에 시행할 수도 있고, 개별적으로 상황과 필요에 따라 선택해 쓸 수도 있다.

◆ 급속 진단법= 급속 항원 진단이나 항체 진단법은 특별한 기구를 필요로 하지 않고 30분 내에 결과를 알 수 있다. 장소에 제약 없이 사용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면역크로마토그래피 검사(immunochromatographic test)는 이미 40조 원가량의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예민도가 떨어진다. 분자 진단 검사법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 분자 진단법= 이 방법으로 진단을 내리려면 특별한 기구와 훈련된 검사자가 필요하다. 국내에서 하는 PCR 검사가 바로 분자 진단법인데, 이는 검체 검출부터 결과가 나올 때까지 6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높은 예민도와 특이도를 지니고 있으며 병원체가 여럿 섞여 있을 때 멀티플렉싱 기술을 이용해 코로나19를 잡아낼 수 있다. 문제는 방법이 복잡하고 검사기구가 비싸며 훈련된 인력이 필요해 저개발국가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있다.

◆ 진단법 개선하려면?= 급속 진단법은 0.2달러, 분자 진단법은 120달러까지 가격에 있어서도 큰 격차가 벌어진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검사 예민도가 높아 바이러스의 농도가 낮거나 잠복기 상태일 때도 정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시간 역시 단축되면 좋다.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통해 차안에서 검사를 받을 때 1시간 이내에 검사 결과를 받을 수 있다면, 잠시 차안에 대기하고 있다가 음성인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의심환자가 들어왔을 때도 잠시 공항에 대기하며 1시간 내에 검사를 마칠 수 있다면 검역 과정에서 보다 컨트롤 가능한 부분이 늘어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급속 진단법의 예민도를 높이거나 분자 진단법의 복잡성이 줄어야 한다. 그렇다면 간단히 검사하면서도 예민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는 바이오코리아 코로나19 세션을 통해 ‘농축된 병원체’를 급속 진단 시약으로 진단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진단 시약을 새로이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농축하는 기술이 있다면 현재의 진단법으로 보다 효율적인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포나 세균 등을 농축하는 현재의 기술로는 백혈구, 적혈구, 박테리아 농축이 가능하고, 10배 이상 농축 효율을 보인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크기가 작아, 좀 더 어려움이 있다.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저렴하고 간편한 급속 진단법과 결합해 보다 효율적인 진단법을 완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다, 잠잠해진다 해도 겨울쯤 다시 대유행하거나 풍토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키트가 요구되고 있다. 병원체를 농축하는 기술, 여러 병원체를 분별하는 멀티플랙싱 기술, 예민도를 높이는 방법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진단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보다 잘 통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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