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코로나와 삼성이 앞당긴 미래 논쟁

[박창범의 닥터 To 닥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로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혈압측정 앱인 ‘삼성헬스모니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해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혈압측정 모바일앱이 세계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앱은 기준혈압을 측정해 그 값을 입력하면 스마트워치가 맥박파형을 이용해 혈압과 맥박수를 측정한다. 시간에 관계없이 간편하게 혈압과 맥박을 측정할 수 있어 체계적인 자가건강관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앱을 통해 측정한 값은 병원에서 진료용으로 사용할 수는 없고 개인이 건강상태참고용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왜 그럴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이런 종류의 원격모니터링은 원격의료로 간주되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원격의료란 의료인과 대상자가 원거리에 존재하고,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얼굴을 보지 않고 의료정보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2013년 우리나라 보건복지부는 원격진료를 크게 1) 원격지 의사가 멀리 떨어진 의료인의 의료과정에 대하여 지식이나 기술자문을 시행하는 의료인 사이의 원격자문과 2) 의료인이 대면진료 대신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발행하는 원격진료, 그리고 3) 의료인이 환자의 질병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상담이나 관리를 해주는 원격모니터링으로 구분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법적으로 1)인 의료인 사이의 원격자문만이 허용되고 있고 원격진료 및 원격모니터링은 허용되고 있지 않다. 단지 최근에 코로나19 문제로 인해 한시적으로 2)인 원격진료가 허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원격의료에 대한 찬반론이 대등한 상황이다. 현재 원격의료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서벽지와 같은 격오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장애인, 교정시설 수용자, 군인 등 이동의 제한이 있는 이들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통상적인 대면진료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장병환자와 같이 평생 비슷한 약을 지속적 및 반복적으로 처방이 이루어지는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경우 오랜 기간 반복적인 처방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의료기관을 방문할 필요 없이 환자가 혈압이나 혈당을 스스로 측정하고, 의사와 원격으로 상의하여 처방을 받을 수 있다면 의료의 편리성 및 접근성이 개선되어 미래의 고령화사회에서 상시적인 질병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정신질환자나 에이즈환자와 같이 대인기피증이 있거나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환자들의 경우 굳이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정신적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이들의 의료접근성도 높아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원격의료에 필요한 IT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많은 투자가 이뤄져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되고 이러한 정보통신기술을 외국에 판매할 수 있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수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원격의료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원격의료는 환자가 직접 혈압계나 혈당계와 같은 기계를 환자들이 직접 측정해야 하는데 환자가 만든 이런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환자들이 의료관련장비를 잘 다루지 못하거나 기기오작동으로 실제와 다른 검사결과가 나왔을 경우 이를 토대로 약물을 변경하면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격진료에서 의사는 시진(눈으로 보는 것)과 문진(물어보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통해서만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대면진료와 비교하여 진단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오진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따르지 못하는 경우 용법이나 용량오류로 인하여 과잉투약이나 약의 오남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원격진료를 하려면 환자들이 모바일기기, 개인컴퓨터, 무선전화에 저장된 개인의 의료정보를 인터넷네트워크를 통해 의사들에게 전송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건강정보가 삭제되거나 분실, 복제, 변질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제3자에게 유출되어 악용될 수다 있다. 이 외에도 개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 수 있다면 환자대신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원격의료를 이용할 수 있고, 의료인도 의사가 아닌 제3자가 의료인 행세를 할 수도 있다.

네트워크에서도 생각할 것이 있다. 원격진료의 근본취지는 농어촌이나 도서벽지 주민들의 의료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이런 지역들의 인터넷 네트워크 사정이 대도시보다 좋지 않기 때문에 원격의료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이런 지역에 정보통신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과 장비가 필요하지만 효율성은 매우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원격진료에서 효율성을 확보하여 사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상자를 확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도시에도 원격진료를 허용해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의약분업을 하고 있어 약은 약국에서 사야 하는데 현재 약국에서는 약을 배달하거나 택배발송은 허용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원격진료를 받아 처방전을 집에서 받더라도 결국 약을 사기 위해서는 약국까지 가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원격의료가 활성화되면 대형병원의 쏠림현상이 더욱 가속화되어 동네의원이 몰락하고 현재의 의료전달체계가 완전히 붕괴될 수 있다.

최근에 원격의료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이 원격의료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용하는 데는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원격의료도입에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원격의료를 도입한다면 원격의료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공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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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귀귀이

    의료 재정 부담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빨리 제도, 기술 좀 마련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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