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 먹으면 코로나 잘 걸리나? (연구)

[사진=fizkes/gettyimagebank]
혈압약을 먹으면 코로나19에 쉽게 감염될뿐더러, 걸렸을 때 치료가 어렵다는 소문은 근거 없는 괴담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대학 연구진이 코로나19 확진 환자 5,000여 명을 포함한 1만2,000여 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어떤 종류의 혈압약도 감염 위험을 높이거나, 증상을 악화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평가한 혈압약에는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 억제제와 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가 있다. 전자에는 리시노프릴, 캡토프릴과 ‘프릴’로 끝나는 복제약이, 후자에는 로사르탄, 발사르탄과 ‘사르탄’으로 끝나는 복제약들이 포함된다.

연구진은 그밖에 베타 차단제, 칼슘 통로 차단제, 이뇨제 등을 평가에 포함해 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거의 모든 약을 망라했다.

혈압약을 먹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논란은 유행 초기 중국의 임상 보고에서 비롯했다. 고혈압 증상이 있는 환자의 예후가 나쁜 것이 고혈압 약 탓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왔던 것.

게다가 동물실험에서 ARB와 ACE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침투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고혈압 약을 먹는 환자들은 더욱 불안해졌다.

뉴욕대학교 하모니 레이놀즈 박사는 “혈압약을 끊어야 하는지 묻는 환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 걱정스러웠다”고 이번 연구를 시작한 동기를 밝혔다.

요컨대 근거 없는 소문에 휩쓸리지 말고 기존에 먹던 혈압약을 꾸준히 먹으라는 게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복용을 중단하면 심장 질환, 뇌졸중, 신부전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Inhibitors and Risk of Covid-19)는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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