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약 효과 다른 이유는?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다른 고유한 특색이 있다는 말이다. 전 세계 사람 수를 찾아보니 2019년 현재 77억 여 명이라는데 이들 모두 다 다르게 생겼다. 머리, 눈썹, 눈, 코, 입, 그리고 귀로 만들어진 사람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 다를 수 있을까 신기해(?) 하면서 새삼 조물주의 위대함을 느껴 보기도 한다. 얼굴 외에 지문과 홍채도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도 가기 다른 개인별 특성에 맞추어서 개별적으로 하는 ‘맞춤의학‘의 시대가 왔다.

1995년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한 소년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그 항우울제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던 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약을 복용한 소년이 사망하게 된 것이었다. 이후 사망의 원인은 소년이 해당 항우울제에 대한 대사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그 소년의 유전적 특질을 알고 있었다면, 그래서 본 약물을 사전에 피할 수 있었다면 그 소년은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이 약의 부작용은 사람별로 차이가 많이 난다. 개인이 가진 유전자 변이의 유무 때문이다. 약의 효과에 있어서도 사람에 따라 나타나는 효과가 다르고 대부분 사람은 약을 한 알만 먹으면 효과를 보지만 어떤 사람은 두 알을 먹어야 하고 어떤 사람은 반 알만 먹어도 효과를 본다. 이렇듯이 개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맞추어서 약의 투여 여부와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맞춤의학이다. 환자 개개인의 유전학적 특성에 맞추어서 약물을 사용하자는 것이 맞춤의학 개념의 핵심 뼈대인 것이다. 그런데 유전체학에 기초한 맞춤의학이 실현가능하려면 우리가 넘기 어려운 큰 장애물이 있다. 개개인의 유전체 정보의 수집과 활용에 대한 문제인데 이는 개인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함께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대단히 예민한 문제이다.

한의학에서의 사상의학도 개인별 맞춤이라는 점에서 현대의 맞춤의학과 통하는 면이 있다. 사상의학에 의하면 사람별 체형과 체질에 따라 몸에 맞는 음식과 약이 다르니 여기에 맞추어서 음식과 약을 선택하여야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마른 체형의 사람은 소화기능이 떨어져 있을 것이니 이 사람에게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과 약을 써야 한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몸이 차가우면 따뜻한 성질의 약을 쓰고 몸이 더우면 차가운 성질의 약을 써야 한다고 한다. 또 기가 허하면 기를 보하는 성질의 약을 쓰고 혈이 허하면 혈을 보하는 성질의 약을 쓴다. 즉 사람의 체형이나 몸의 냉온상태, 기혈의 허한 정도에 맞추어서 이를 보하는 음식을 먹고 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특성에 맞추어서 개별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맞춤의학의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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