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걸리면 갑상샘과 부갑상샘 기능도 달라져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갑상샘(甲狀腺)과 부갑상샘(副甲狀腺)은 이름은 비슷하나 하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부(副)’자는 보좌하는 기능을 하는 사람이나 직책 정도를 의미하는 접두사인데 여기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둘 다 내분비기관이기는 하지만 갑상샘은 갑상샘 호르몬을 분비하고 부갑상샘은 부갑상샘 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샘은 목의 한가운데 뾰쪽 튀어나온 뼈의 아래쪽에 위치하는 나비 모양의 기관인데, 이 갑상샘의 뒤에 숨어있는(?) 상하좌우 4개의 작은 적갈색 조직이 부갑상샘이다. 신장(腎臟)과 부신(副腎)의 관계도 비슷하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갑상샘기능저하증 때 나타나는 증상을 많이 보인다. 추위를 잘 못 참고 얼굴도 건조하며 부석 부석하게 보이고 변비도 흔하다. 갑상선 기능 검사를 해서 언뜻 보면 갑상선 기능이 저하된 것처럼 보인다. 갑상선 호르몬인 총 T₃(triiodothyronine)가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리 T₄(thyroxine)와 갑상선 자극호르몬인 TSH는 정상이다. 이런 결과를 잘못 해석하면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 이에 갑상선 호르몬을 잘못 투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진단이고 처치이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총 T₃가 낮은 것은 갑상선 기능 저하에 의한 것이 아니고 만성질환이나 요독증에서 흔히 보일 수 있는 이상소견이기 때문이다. 만약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것이라면 갑상선 호르몬인 총 T₃ 외에 유리 T₄도 낮고 TSH는 높게 나타나야 한다. TSH가 높은 이유는 갑상선의 호르몬 생성과 분비가 적기 때문에 이를 늘리기 위해 분비가 증가되는 것이다.

갑상샘과 달리 부갑상샘은 만성콩팥병에서 기능이 항진되는 경우가 많다. 호르몬 검사를 해 보면 PTH(parathyroid hormone)라는 부갑상샘 호르몬 수치가 높게 나타난다. 부갑상샘 호르몬은 파골세포를 증가시키고 활성화하여 뼈 흡수를 촉진하고, 뼈 속의 칼슘을 혈액으로 방출하여 혈액 중의 칼슘농도를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만성콩팥병에서의 소위 ‘신성골이영양증‘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다.

만성콩팥병에서의 부갑상선 기능 항진은 신장을 통한 인 배설의 감소부터 시작한다. 그 결과로 고인산혈증과 저칼슘혈증이 순차적으로 일어나고 비타민 D가 활성화 되지 못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부갑상선 기능 항진을 일으킨다. 뼈를 보호하려면 부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예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의 섭취를 줄이고 인결합제 복용을 통하여 고인산혈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필요에 따라 비타민 D를 복용하거나, 또는 부갑상선 호르몬 분비 억제제를 복용한다. 하나 주의할 점은 부갑상선을 과도하게 억제하여 PTH가 너무 많이 떨어지면 골이 무기력 상태에 빠지는 골무력증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도한 부갑상선 기능 억제는 피해야 한다. 특히 골무력증은 나이가 많은 당뇨병 환자, 특히 복막투석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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