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05호 (2020-04-13일자)

이종욱 사무총장은 대만을 어떻게 대했을까?

 

1945년 4월12일, 해방을 앞둔 한반도에서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태어났습니다. 그는 진정한 세계인이었습니다. 세계의 대륙을 누비며 지구인의 건강을 지켰으며, 국제기구 지망자에겐 “편협한 인종주의와 속 좁은 애국심 같은 것으로는 국제기구에서 견디기 힘들다”고 충고하곤 했습니다.

지금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여러 면에서 이 총장과 비교가 됩니다. 거브러여수스는 미국에 이어 대만에게 ‘막말’을 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거브러여수스는 트럼프가 WHO의 코로나19 대응이 중국 중심적이라고 비난하자, 곧바로 “만일 당신이 더 많은 시체를 담는 포대(body bag)를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고 반격합니다. 그 기자회견에서 난데없이 자신이 인종차별적 모욕과 살해위협을 당했다면서 “3개월 전부터 대만으로부터 내가 흑인이라는 인신공격성 비난이 시작됐으며 대만 외교부도 알고 있다”고 대만에 화살을 겨눴습니다.

대만 외교부는 즉각 “그의 주장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며 우리는 성숙한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WHO 사무총장을 개인적으로 공격하도록 선동한 적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설득력 있는 반론을 펼쳤는데, 지금 온라인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그 어떤 차별에 대해서도 늘 반대해 왔고, 오랫동안 국제기구에서 배제돼 왔기에, 차별과 고립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면서 “이 기회에 대만인들이 차별과 고립에 직면하면서도 세계를 향해, 국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얼마만큼 노력해 왔는지 느껴주셨으면 해서 저는 사무총장님을 대만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제안합니다.

그는 “사무총장님의 고향(에티오피아)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대만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헌신적으로 기여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면서 “대만은 국제 조직에 가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제사회에 대한 지원을 게을리 하지도 않았다”고 은근한 일침을 날립니다. 총통은 “코로나가 유행하는 가운데 대만은 방역에 최선을 다했고, 그 성과는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면서 “WHO가 정치적인 이유로 대만을 배제해도, 우리는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지고 코로나확산이 심각한 나라의 의료 종사자들에게 마스크 등 방역 물자를 앞장서서 제공 중”이라고 덧붙입니다.

중국이 거브러여수스를 편드는 순간, 미국이 “지난해 말 대만이 중국 우한에서의 사람 간 감염 의심 사례에 대해서 WHO에 알렸는데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공중보건보다 정치를 우선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WHO가 “사람 간 감염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부인하자, 11일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복리부 장관이 WHO에 보낸 통지문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서는 “중국 우한에서 정상적지 않은 폐렴이 최소 7건 보고됐다. 현지 당국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으로 볼 수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환자들은 격리돼 치료받고 있다“고 돼 있습니다. 천 장관은 ”이를 경고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무엇을 경고라고 부르나“라고 주장했습니다.

대만은 WHO 회원국 자격을 잃고 옵서버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해왔지만, 2017년부터 이마저도 봉쇄됐습니다. 국제사회로부터 협력이나 정보를 얻지 못하는데다가 중국 본토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으로부터 코로나19 초기 유행 때 가장 위험한 국가로 꼽혔던 국가입니다. 대만도 최근 유학생을 통해 환자가 시나브로 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자국 방역뿐 아니라 해외 지원에서도 최고 모범 국가입니다.

대만, 즉 중화민국은 대한민국의 독립에 있어서 결정적 역할을 했지만, 우리가 중국과 수교하면서 ‘공식적’으로 남남이 됐습니다. 지금은 반도체와 전자산업 등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고, 한때 우리나라의 많은 진보 경제학자들이 대기업 중심의 경제를 비판하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대만 경제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했지요.

이종욱 총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지 않고, 아직 WHO를 이끌고 있다면 대만을 어떻게 대했을까요? 중국을 존중하면서도 대만과 협력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이러스는 국경을 가리지 않고 정치도 잘 모를 것인데, 바이러스와 싸우는 인류가 정치 논리에 갇혀서는….

우리나라는 대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중국을 신경 안 쓸 수는 없겠지만, 방역 차원에서 두 나라가 협력하면 서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한데…. 대만의 초기부터 지금까지의 경험과 방역당국과 의료진, 국민이 합심해서 초기 실패를 극복한 우리나라의 경험을 합치면 코로나19와 싸우는 인류에게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요?


[이주의 베닥] ‘수술 없는 세상’ 꿈꾸는 어깨수술 대가

 

어깨질환의 베스트닥터로는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오주한 교수가 선정됐습니다.

오 교수는 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다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기면서 어깨를 전공으로 삼게 됐는데, 스승은 독학을 명했습니다. 혼자 공부하고 미국에서 연수해서 세계적 상을 연거푸 수상합니다.

두산 베어스 팬이었던 오 교수는 LG트윈스의 팀 닥터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야구, 수영, 스키 선수들의 건강과 경기력도 챙기고 있습니다.

☞오주한 교수 스토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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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대만 음악가의 노래 두 곡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첼리스트 요요마가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를 연주합니다. 파리에서 대만 출신의 부모에게서 태어나 미국으로 옮겨 활약한 국제적 음악가지요? 덩리쥔(鄧麗君)의 영화 ‘첨밀밀’ OST 이어집니다. 덩리쥔은 대만에서 활약하다가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활약했던 가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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