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빠진 아기, 말 늦게 배운다 (연구)

[사진=LDProd/gettyimagebank]
TV나 휴대폰을 많이 보는 어린아이는 말을 배우는 게 늦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의 캘거리 대학교 연구진은 스크린 타임이 언어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 42편을 분석했다. 12세 이하 어린이 1만9,000명을 대상으로 한 논문들은 1960년에서 2019년 사이에 발표된 것으로 그중 40편은 TV, 2편은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다뤘다.

그 결과 연구진은 스크린 타임이 길수록 언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악영향은 확연했다. 연구진은 두 돌이 되기 전의 어린아이에게는 TV나 휴대폰을 아예 보여주지 않는 편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교육용 콘텐츠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어린아이들은 부모 등 보호자와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를 습득한다. 산책 중에 강아지를 발견한 어린아이가 있다고 하자. 아이가 아무 말 못 해도, 그저 손가락만 뻗어도 부모는 아이가 흥분한 걸 알아챈다. 그리고 말한다. “예쁘지? 강아지야. 강아지!”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강아지란 말을 배운다. 그러나 스크린은 아이의 관심사에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두 살이 넘은 아이들의 경우에는 교육용 프로그램이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전제 조건은 두 가지. 프로그램의 질이 뛰어나고, 부모가 같이 볼 때 효과가 좋았다.

코로나 19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부모든 아이든 자칫하면 스크린 앞에서 하루를 보내기 쉬운 상황. 논문의 제일 저자 셰리 매디건은 미디어 플랜을 짜라고 조언한다. “언제 TV를 틀지, 얼마나 휴대폰을 볼지 정하고 가족 모두가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 세인트 존스 대학교의 읽고 쓰기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에반 오트리브도 “아이가 스크린을 보게 되면 다른 놀이는 물론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다”면서 “어른들이 먼저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한다.

노던 웨스트체스터 병원의 소아과장 매리앤 부에티-스구로스 박사 역시 어린아이들에게는 TV나 휴대폰이 필요 없다고 단언한다. 말을 배우는 단계의 아이들은 스크린에서 수동적으로 얻은 정보를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 “어린아이들은 부모 또는 보호자와의 상호작용에서 배운다.”

시국이 낳은 예외가 있다면, 페이스 타임이나 스카이프 등을 통해 화상 대화를 하는 것이다. 스구로스 박사는 “예를 들어 조부모와 대화를 할 때는 녹화된 프로그램을 볼 때와 달리 아이들이 상대의 표정을 보고 반응도 해 가면서 그들의 표현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s Between Screen Use and Child Language Skill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는 ‘미국의학협회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저널이 싣고, UPI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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