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부족, 면역력 떨어뜨려…잘 자야 하는 이유 4

[사진=IvonneW/gettyimagesbank]
“더 나은 수면,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계(Better sleep, better life, better planet)”

올해 세계 수면의 날 슬로건이다. 잠을 잘 자야 삶의 질도 좋아진다는 의미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불면’은 질환으로 분류될 만큼 수면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신경과 신원철 교수와 함께 잠을 잘 자야 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 치매 예방= 50대 이후 불면증이 생기면 치매 위험이 2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뇌에는 ‘글림파틱(Glymphatic)’이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 시스템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 뇌가 활동하면서 만든 노폐물을 정맥으로 배출한다.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도 이때 배출된다. 뇌척수액 속 베탈-아밀로이드 농도를 측정한 연구에 의하면 이 농도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높아지다가, 자정부터 서서히 줄어 아침 9시경 가장 낮아진다.

◆ 기억력 향상= 밤샘 공부보다는 잠을 자는 편이 시험 결과를 좋게 할 확률이 높다.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작업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 이뤄지기 때문이다. 신원철 교수는 “사람의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 두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며 “비렘수면 동안 육체 피로 회복과 학습한 내용이 정리되고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고 말했다. 또 렘수면 동안에는 단기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와 대뇌피질의 연결이 끊기고, 대뇌피질 간 연결이 활발해져 새로 저장된 기억이 기존의 저장된 기억과 연결돼 더 오래 남게 된다.

◆ 다이어트 효과= 20주간 420명의 식습관을 관찰한 연구에 의하면 늦게 밥을 먹는 사람보다 일찍 먹는 사람이 4kg 이상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일반 근로자보다 야근 근로자의 비만 확률이 높았다. 이는 생체시계와 일주기 리듬이 비만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자야 할 시간에 음식을 먹으면 소화를 위해 장기들이 활성화되고, 수면을 준비하는 생체시계가 틀어지면서 인슐린 저항과 비만이 나타날 수 있다. 잠들기 5~6시간 전 식사를 마치고 숙면하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비만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 면역력 향상=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면역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수면 박탈은 선천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NK세포 수와 기능을 감소시키고, 후천 면역에 중요한 CD4+ T세포 수를 줄인다. 한 연구에서는 인플루엔자 A 및 A형 간염 백신 접종 이후 수면박탈군에서 면역 반응이 현저히 감소했다.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면역세포 기능이 약해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의 위험도 높아진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증도 예방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는 만큼 면역력 증진이 중요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깊고 충분한 수면이다.

◆ 잘 자려면 어떻게?= 매일 같은 시간 자고 일어나는 수면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주말에 몰아 자는 잠은 당일치기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처럼 몸에 무리가 될 수 있다. 또, TV나 음악을 틀어놓고 자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면역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잠자리에서는 걱정이 드는 생각을 하지 말고, 최소 7시간 이상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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