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이식할 때 기존 콩팥은 어떻게 할까?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기이식을 할 때 이미 망가진 환자의 기존 장기를 일부, 또는 전부 들어내고 그 자리에 공여자로부터 떼어낸 장기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 이식의 경우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우선 환자의 병든 간을 제거한 후 그 자리에 떼어낸 공여자의 간을 집어넣어 붙인다. 간을 붙이는 과정은 간 정맥, 간 문맥, 그리고 간 동맥을 연결하고 마지막으로 담도 재건으로 이루어진다.

콩팥 이식은 다르다. 콩팥 이식도 기존 콩팥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새 콩팥을 붙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즉 콩팥 이식은 환자의 망가진 기존 콩팥은 그대로 두고 신장 공여자의 콩팥을 환자의 복부 아래쪽에 있는 장골와 부위에 옮겨 심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옮겨 심은 콩팥의 신동맥은 환자의 동맥에, 신정맥은 정맥에, 요관은 환자의 방광에 연결하면 수술은 완성된다. 공여자의 콩팥을 떼는 수술은 비뇨기학과에서 하고, 이 콩팥을 환자에게 붙이는 수술은 외과에서 나눠서 하는데 말로는 대단히 간단한 수술이다. 3시간 정도 걸린다.

현재 콩팥 이식을 할 때 대부분 기존 콩팥은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둔다. 과거 고혈압이 심하고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에서는 기존 콩팥의 절제수술을 먼저 한 후 나중에 콩팥 이식을 했다. 물론 최근에는 이런 목적의 양측 신절제술은 시행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좋은 혈압약이 많이 개발되어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수술 자체와 관련된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기존 콩팥이 다 망가져서 쪼그라들어 있고 기능도 시원치 않아 쓸모가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대로 두는 이유가 있다. 첫째, 기존 콩팥에서 적지만 소변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분을 섭취해도 문제가 없고, 둘째, 적은 양이나마 조혈호르몬인 에리쓰로포이에틴을 만들어 내므로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되고, 마지막으로 활성형 비타민 D를 만들어 내어서 뼈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존 콩팥을 그대로 두면 콩팥 이식 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이 잇는 경우에는 이식 전에 콩팥 절제술을 시행한다. 우선 콩팥에 감염증이 있는데 지속되고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경우 기존의 요로감염증은 불같이 타오를 수 있다. 기존 콩팥에서 출혈이 지속되거나, 암이 의심될 때에도 이식 전 콩팥을 떼어 낸다. 이 외에 고도의 방광요관 역류가 있어서 염증 등의 우려가 크거나, 기존 콩팥에서 단백뇨가 심하게 나와서 할 때, 그리고 다낭신으로 콩팥이 커서 콩팥 이식 공간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에도 콩팥 절제술을 고려한다. 기존 콩팥을 떼어 내는 것이 그대로 두는 것보다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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