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치사율은 대체 얼마인가?

[사진=4X-image/gettyimagesbank]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3.4%라고 했더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틀린 숫자”라며 “1% 미만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8일 현재 한국의 치사율은 0.7% 안팎. 트럼프 대통령의 짐작과 비슷하다.

미국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역학 전문가들도 1% 내외가 현실적인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종 바이러스의 치사율을 지금 단계에서 확실하게 가늠하는 것은 어렵다는 단서를 달았다.

현 단계에서 코로나19의 치사율을 확실히 알기 어려운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검사받은 사람이 적다

미국의 경우, 중국에 다녀왔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만 검사하고 있다. 검사 키트가 부족한 탓이다. 감염됐으나 검사받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수를 확진자 수로 나눈 치사율의 분모가 부정확한 셈이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증상을 보이지 않거나, 가벼운 증상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치사율 집계의 장애물이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사람들은 검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역시 분모를 왜곡할 수 있다.

아직 검사자 수가 적은 탓에 많은 나라에서 치사율이 실제보다 높게 집계되는 경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망자 수가 틀릴 수 있다.

감염자보다 사망자는 쉽게 집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여기에도 난점이 있다. 많은 나라에서 폐렴으로 숨진 사람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는다. 즉, 코로나19의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한 의료 인프라가 여의치 않은 나라에서는 아예 병원 구경도 못 하고 숨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게 사망자 수가 축소 왜곡되면 치사율은 낮게 나타난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

각국이 처한 인구구조와 의료의 질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 있다. 코로나19는 특히 고령층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나라에서 치사율이 더 높다. 예컨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중국은 11%에 불과하지만, 이탈리아는 두 배가 넘는 23%에 달한다. 이탈리아의 치사율이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흡연도 중요한 변수다. 중국처럼 흡연율이 높은 나라는 미국보다 치사율이 높을 수 있다. 그 밖에 당뇨병, 심혈관질환, 천식 등 폐 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지역에서 코로나19는 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의료의 질이 높으면 치사율은 낮아진다. 증상이 심각한 환자는 폐렴과 호흡기 부전을 집중 관리받아야 하는데 제대로 된 인공호흡 장비와 인력이 부족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아쉬시 지하(Ashish Jha) 하버드대학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3.4%라는 수치는 현 시점의 세계 평균일 뿐”이라며 “이 숫자는 틀릴뿐더러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건 코로나19가 자기 자신에게 얼마나 큰 위험인지를 가늠하는 것”이라며 “개인화된 위험의 크기를 측정하는 것은 믿을만한 치사율 수치를 집계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코로나맵=이동훈님 제공]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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