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96호 (2020-03-09일자)

면역력 강화하는 비법 있을까? 없다면?

[사진=sittithat tangwitthayaphum/gettyimagesbank]
어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의 아기가 무사해서 한숨 놓는 순간, 서울 동대문에서 생후 한 달 젖먹이가 확진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데다, 마스크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벌써 일부 언론에서 면역력을 강화하면 바이러스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건강을 팔아서 돈을 버는 돌팔이들이 때를 만난 듯도 합니다. 중국에서도 환자가 폭증할 때 대응방법이 없자 TV를 통해서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먹고 면역력을 강화해서 바이러스를 이기자는 뉴스를 계속 내보냈었는데,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런데, 사람들에게 ‘면역력이 뭐죠?’하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표준국어사전에는 ‘면역력=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이라고 돼 있는데, 암세포를 이기는 것은 면역력과 관계가 없나요? 면역력과 체력은 어떻게 다른 건가요? 사실, 의학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어도 면역에 대해서 겨우 어섯눈을 뜨는 단계이고, 100만 분의 1도 모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으로는 인체의 방어시스템인 면역작용은 전쟁이나 방역활동과 참 비슷합니다. 인체는 우선 피부나 장기의 점막 등을 통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적군의 침입을 막습니다. 미생물이 이 방어막을 뚫으면 전투가 벌어지겠죠? 최전방에서 대식세포가 나서고, 보병대대에 해당하는 호중구, 호산구 등이 전투에 참여합니다. 특수부대격인 NK세포는 어디서든 적을 발견하면 즉시 퇴치합니다. 수지상세포는 척후병, 전령 역할을 하며 본부에 적의 특징을 알리고요.

본부에서는 전투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전쟁작전을 세워 수행합니다. 주력군은 T세포인데 ‘흉선(가슴샘 Thymus) 세포’란 뜻입니다. 흉선은 골수에서 만들어진 T세포에게 적을 구분해서 공격하는 훈련을 시키는 부대 격입니다. 아군을 공격할 수 있거나, 적군을 인식하지 못하는 세포들을 무자비하게 탈락시키고 3~5%만을 전장에 투입합니다.

T세포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도우미T세포가 정보를 보내주면 B세포는 항체를 만들어서 체액에 뿌려 적군 병사들에게 들러붙게 만듭니다. T세포는 이 표시를 보고 공격하고 전투정보를 기록해서 다음 공격에 사용토록 합니다.

이들 군대와 병사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교통, 통신 역할을 하는 물질이 사이토카인입니다. 사이토카인이 너무 많이 생산되면 정상적 작전이 불가능해지고, 아군이 아군을 공격하는 상황이 생겨 인체가 위험해질 수 있겠죠? 이를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면역시스템은 아무리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어렵습니다. 면역작용의 정확한 메커니즘은 대부분 암흑 속에 있습니다. 어떤 성분의 식품이 면역세포나 사이토카인의 활동을 어떻게 돕는지도 구체적 증거가 없습니다. 어떤 음식을 먹었더니 특정 면역세포나 물질이 늘어났다든지, 특정 건강지표가 좋아졌다든지 하는 어슴푸레한 지식만 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위기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면역력을 높이는 식품이나 비법을 찾기보다는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면역력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대체로 인체가 조화롭게 작동하면 면역시스템도 그에 따를 것이니까요.

적의 침투를 방지하기 위해서 당분간 사람이 북적이는 데에 가지 않고, 가급적 마스크를 쓰며,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데 이것은 ‘예방적 면역시스템’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음식은 즐겁게 골고루 먹고, 실내에서라도 운동을 해서 ‘확~찐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유머를 즐기고 일부러라도 자주 웃는 것도 좋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겨 그때그때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정 음식이 모든 사람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증거는 부족하지만, 그것을 먹으면 몸이 상쾌해진다고 느끼는 것들은 계속 드십시오. 금연하고 폭음, 불규칙한 수면 등 면역력을 해치는 습관에서는 벗어나는 것이 좋겠죠?

감사하는 마음이 병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많습니다. 밝고 훈훈한 마음이 값비싼 묘약보다 바이러스를 이기는 데 더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 터무니없게 느껴지진 않겠죠?


[이주의 베스트닥터] 생식내분비질환 김미란 교수

 

산부인과의 생식내분비질환 베스트닥터로는 서울성모병원 김미란 교수가 선정됐습니다. 김 교수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등으로 통증과 불임 걱정에 신음하는 여성을 치료하는 의사입니다. 1100여명을 로봇수술로 치료한 것을 포함해서 3000여명을 수술했고, 상당수에게 아기를 갖게 해줬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이 수술을 줄이라는 분위기 때문에 가슴이 먹먹하다는데….

☞3000명 자궁 지킨 여자 칼잡이 스토리


오늘의 음악


첫 곡은 1706년 오늘 천국으로 떠난 요한 파헬벨의 ‘캐논 D 장조’입니다. 마르니, 패트릭 레어드 부부의 ‘브룩클린 듀오’가 연주합니다. 자우림의 ‘봄이 오면’ 이어집니다. 자우림(紫雨林)은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란 뜻이죠? 유니콘(일각수), 퍼플카우처럼 세상에 없을 것 같아 도드라지는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죠?

  • 캐논 D 장조 – 브룩클린 듀오 [듣기]
  • 봄이 오면 – 자우림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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