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임시병원 설치 검토할수 없나?”

중국 우한의 체육관에 설치한 임시병원

대구 코로나-19 위기가 아슬아슬하다. 병원에서 급증하는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고, 대구시장이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에게 환자를 받아달라고 SOS를 칠 정도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음압실 입원이 필요한 환자는 받겠지만, 경증 환자는 받을 수 없다”고 이해를 구했다.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분투하는 ‘방역 전사’들의 노고는 감동적이지만, 비상상황에는 통상적 방법으로 열심히 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틀을 뛰어넘는 비상 대책을 세워서 실행해야 한다.

현재 방역당국은 대구에서 대구의료원, 동산병원 등 4개 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하고 있고 위급한 환자는 대형병원의 음압실로 옮겨 치료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기존 환자와 함께 코로나-19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에 급증하는 환자를 수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한 대구에서는 대형 임시병원들을 운영해야 하고, 11개 학회가 권고한 ‘방역 방향 변경’을 먼저 적용해야 한다. 영화 ‘컨테이젼’에선 질병통제관리센터(CDC)가 정치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체육관들을 임시병원으로 전환했다. 중국 우한은 임시병원 건설과 함께 체육관, 전시관 등을 비상병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대구실내체육관, 엑스코 등을 비상병원으로 전환시키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국립의료원에서 운영하는 모듈형 이동병원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수용인원이 적고 의료진 동선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지금은 정의로운 자원봉사 의료 인력이 환자를 구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지만, 비상병원에선 가능하다. 정부가 결단만 한다면, 설립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으며 대한민국 역량으로는 의료장비는 신속히 구해서 설치할 수 있다.

대구시장이 타 지자체에 구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환자가 급증하면 도움을 구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해서 안 되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대구는 더 한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아울러 지금부터 방역 시스템을 환골탈태해야 한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등의 권고를 적극 수용해서 차단 위주의 방역에서 국민 건강 피해 최소화 위주로 바꿔야 한다. 감염 의심자는 3~5일 자가 격리하면서 감기치료를 하고, 증세가 악화되면 비상병원이나 전담병원의 진료소를 찾도록 해야 한다.

또, 병원에서 2차 감염이 일어나면 의심 의료진을 즉시 격리시키고 병원 폐쇄를 하는 현 시스템도 재고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처럼 외래환자가 1만 명이 넘는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돌아다녔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진다면 끔찍한 진료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환자의 동선에 있었던 의사나 간호사들이 격리에 들어가서 예정된 수술이나 치료에 차질이 생기면, 코로나-19 피해에 못지않은 타격이 생긴다. 이들 병원은 매일 아슬아슬하게 방역 대책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들 병원을 지킬 수 있는 대책도 세워야겠다.

방역은 사고를 수습하는 것뿐 아니라 만일의 내일을 대비하는 것 아닌가? 속도전을 벌이면서!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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