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g 출생아 반년만에 퇴원…국내서 3번째로 작아

370g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소망이’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22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지난 2019년 7월 27일 소망이는 엄마 뱃속에서 움직이지 않아 태백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당시 아기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그렇게 소망이는 임신 24주 3일 만에 키 25cm, 몸무게 370g으로 태어났다.

소망이는 출생 직후 측정한 중증도 점수가 3점(10점 만점 기준)에 불과할 만큼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의료진은 태어나자마자 소생술을 시행하면서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 중증치료를 시작했다. 미숙아는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호흡기관, 심혈관기관, 소화기관, 면역 등이 약해 각종 합병증에 취약하다.

소망이는 너무 작아 주사바늘 삽입이 어렵고 몇 방울의 약물로도 신체에 큰 영향을 받아 주사액을 소수점 두 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 치료했다.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옆에서 치료했다.

국내에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태어나 퇴원한 아기 중 소망이는 몸무게가 3번째로 작다. 대형 병원에서도 400g 미만의 아기가 생존하는 일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미숙아(400g 미만으로 태어나 생존한 아기) 등록 사이트에는 현재까지 228명의 아기가 등록돼 있는데, 소망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142번째로 작은 수준이다.

미숙아 중에서도 작은 소망이는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 폐동맥 고혈압 등에 의해 2개월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다. 패혈성 쇼크와 부신기능 저하로 인해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았고, 중증 미숙아 망막증 수술도 견뎌야 했다. 퇴원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탈장이 생겨 전신마취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 모든 고난을 이겨낸 소망이는 현재 체중이 3.5kg으로 증가했고 스스로 호흡을 잘하고 엄마를 보며 웃고 분유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소망이 엄마 김성혜 씨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잘 퇴원해서 집에 간다는 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이병국 교수님을 비롯한 의료진 분들의 밤낮 없는 정성과 보살핌으로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될 정도로 희박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에 매진한 의료진의 역할도 있었지만 소망이 곁을 지켜준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라며 “소망이가 앞으로도 힘을 내서 건강하고 씩씩한 아기로 잘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함께 힘을 내준 소망이 가족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는 지난해 초극소 저체중아(1kg 미만) 7명과 극소저체중아(1.5kg 미만) 26명을 치료했고, 극소저체중아 생존률은 92%에 달하는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신생아 치료 선진국인 일본(93.8%), 호주(92.2%)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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