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와 대화하는 법

[사진=PIKSEL/gettyimagebank]
치매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건 쉽지 않다.

단순히 사람이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일반인이라면 쉽게 알아들을 문장을 아예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언어 및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 루스 드류 국장이 ‘뉴욕 타임스’에 치매 환자와 대화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드류 국장은 “예컨대 새벽 2시에 일어난 치매 환자는 시계를 보여주고, 어두운 창밖을 가리켜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환자를 대할 때 설득과 논리를 제시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환자의 두뇌 속 플라크가 그의 행동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예상하기 어렵다. 뚱한 성격의 아버지가 수다쟁이가 될 수도 있고, 어머니는 딸을 못 알아보기도 한다. 점잖았던 할머니가 음란한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보호자나 가족은 침착하고 친절해야 한다.

치매 환자를 대면할 땐 정면에서 눈높이를 맞추는 게 좋다. 만약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일 땐 이름을 말하면서 접근하는 게 좋다. 드류 국장은 “환자의 일생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치매는 뇌의 활동을 느리게 하므로 짧은 문장으로 명확하게 말하는 게 좋고, 몸짓을 섞으면 더 이해하기 쉽다. 만약 환자에게 커피를 주고 싶다면 장황한 말로 권하는 대신 테이블에 잔을 두 개 올리고 환자에게 빈 의자로 오라고 손짓하며 “커피?” 정도로 짧게 말하는 게 좋다.

환자의 언어능력이 떨어질수록 다른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얼굴 표정, 신음, 한숨 등이 환자가 뭘 원하는지 알아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드류 국장은 환자가 말하는 법을 잊고, 가족을 못 알아보더라도 인간적인 유대감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을 잡아주거나, 평소 좋아했던 음악을 들려주고, 바깥에 데리고 나가 바람을 쐬게 해주는 게 좋다.

그는 “인지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도 가족과 함께 하는 이런 일들을 즐긴다”면서 “치매 환자들에게 필요한 건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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