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과 사주팔자, 그리고 환경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Poring-Studio / shutterstock]
콩팥병을 비롯한 다양한 급만성 질환을 가진 분들은 ‘나에게 왜 이런 병이 왔는가?’ 하면서 슬퍼하기도 하고 억울해하다가 운명의 장난(?)을 탓하며 체념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운명이라는 것도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극복해 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 용기를 내 보자는 뜻으로 유전과 사주팔자, 그리고 환경을 이겨낼 수 있다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풀어 보고자 한다.

질병의 발생에 유전적인 요인은 중요한 작용을 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전자는 부, 모로부터 각각 반씩 받아 이루어진 것으로 태어날 때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다. 사실상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유전자를 받았느냐에 따라 이후에 발현될 형질도 이미 정해져 있다. 암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람이라면 암이 발병할 확률이 이미 정해져 있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유전학은 동양의 사주학 개념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즉 사주학에서는 그 사람이 어떤 연(年), 월(月), 일(日), 시(時)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하며, 그래서 사주를 보면 그 사람의 인성은 어떤지, 부모·형제·부부·자녀 운은 어떤지, 관운·재운·학운 등은 어떤지, 그밖에 건강, 상벌, 재앙 등 길흉화복 까지도 미리 알 수 있다고 한다.

필자가 과학적인 관점에서 여기에 동의하는 바는 아니다. 다만 서로 바라보는 관점을 다르지만 유전학과 사주학은 사람이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따라, 또는 태어난 연월일시에 따라 질병 발생 확률이 미리 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견 통하는 면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질병 발생에는 유전학적 요인 외에 환경학적인 요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태어난 이후 처한 환경에 따라 유전자 변이가 발현될 수도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타고난 유전자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태어난 후 접하는 환경, 생활방식, 습관에 따라 어떤 사람에서는 병이 생기고, 다른 사람에게는 병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주변 환경에 따른 DNA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인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은 환경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반영한다. 사주학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사람에 따라 사주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데 실제 사주가 좋다고 잘 살고 사주가 나쁘다고 못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즉 사람의 운명은 사주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이나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개인의 노력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현대의학의 유전학은 동양의 사주학과 운명론적인 면과 환경과의 관계에서도 기본 콘셉트가 서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고난 유전자와 사주와 관련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여야 할까? 유전인자에 의한 질병 발생과 같은 문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에 걸릴 확률을 사전에 예측하여 적절히 대처하면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질병 발병과 관련된 잘못된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개선하고 적절한 운동과 함께 스트레스를 피한다면 질병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주에 의한 영향도 사주팔자를 바꿀 수는 없지만 운명을 만드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라는 점을 깨닫고 사전에 충분히 대비책을 마련하여 노력한다면 극복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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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하늘별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쳐 나간다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게 노력을 해볼만도 하고 해보고도 싶어지네요.
    좋은 습관을 생활화 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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