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의 심장초음파 검사, 어떻게 봐야 할까?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사진=shutterstock]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심장초음파를 보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병원마다 하루에 수십 건에서 수백 건의 심장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를 의사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병원들은 자체적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심장초음파를 볼 수 있는 간호사를 양성했고 실제로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심장초음파가 건강보험에 포함되면서 간호사의 심장초음파 검사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간, 담낭, 담도, 비장, 췌장 등을 검사하는 상복부초음파 검사는 원칙적으로 의사가 하되, 의사가 방사선사와 동일한 공간에서 방사선사의 촬영영상을 동시에 보면서 실시간 지도와 진단을 하는 경우 급여로 인정된다(보건복지부 유권해석, 방사선사 협회 제2018-197호). 심장초음파의 경우 임상병리사도 의사의 감독 아래 시행할 수 있다고 보건복지부는 유권해석을 했다(보건복지부 유권해석, 임상병리사협회 제2018-284호).

간호사가 심장초음파 검사를 할 수 있는지는 더 복잡하다. 최근 포항북부경찰서는 포항 A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던 간호사의 심초음파 검사에 대해 수사하면서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복지부는 “간호사가 심장초음파를 시행하는 것은 의료법에서 정한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를 넘어선 행위로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지만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복지부는 또 “이제까지 간호사의 의료행위가 환자에게 해를 끼쳤다면 몰라도 그게 아닌 상황에서 처벌은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간호사가 처벌받는 것은 원치 않고 심장초음파 시행주체 조정행위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결론이 날 때가지 기다려 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간호사의 심장초음파 검사에 대한 의·정 협의체 회의는 대학병원 측과 개원의 측의 의견조율이 실패하면서 취소됐다. 대학병원은 간호사들이 심장초음파를 시행하는 것은 관행적이고 일종의 불문율로서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고 이를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개원의들은 간호사와 같은 진료보조인력에게 초음파를 맡기는 것은 의료법이 정한 면허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앞으로 한의사가 초음파를 한다고 하더라도 막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개원단체들은 현재 대학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간호사의 심장초음파 시행이 진료보조인력을 활용한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고발하거나 직접 단속하겠다고 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간호사의 심장초음파 시행이 문제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면허제도 때문이다. 원래 면허제도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기본원칙인 자유경쟁원칙에 벗어나 특정직역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의료와 관련되어 면허제도가 가장 먼저 나타난 직역은 의사이고 이후 약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간호사도 공인교육기관에서 교육을 수료한 뒤 면허제도를 통해 국가에서 통제하고 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면허제도가 발달한 이유는 비록 면허제도라는 제도로 인하여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가 있더라도 면허제도를 통해 의료전문가를 양성하는 방법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좀 더 효과적인 차선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사건을 보면 원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면허제도가 기기나 의료행위에 대한 독점권으로 점차 변질되고 공익을 우선해야 할 각각의 협회나 학회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익집단화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법령이나 복지부의 유권해석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의료기구 사용에 있어서 실제로 그 기구를 누가 더 잘 다룰 수 있고 누가 시행해야 국민이 좀더 혜택을 보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은 보이지 않고 단지 어느 직역만이 특수기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피상적 규정만 보인다. 이러한 해석은 결국 특정직역이 특정기구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여 결국 더 높은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들은 이용 가능한 선택범위를 좁히고 비싼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할 따름이다.

또한 현재의 제도는 장차 새로이 개발되는 의료기기를 누가 다룰 것인가에 대해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특정직역만이 특정기기를 다룰 수 있다는 현재의 소위 옵트인(opt-in) 방식의 규제는 한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어떤 제도가 필요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누가 어떤 의료기기를 다룰지에 대하여 옵트아웃(opt-out)제도 즉, 특정직역의 경우 특정기기만 다룰 수 없게 하는 제도가 더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열린 제도만이 앞으로 신의료기기를 둘러싼 분쟁이나 논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일반 국민들은 어떤 직역이 심장초음파를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병원에서 경제적이면서도 정확한 검사를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이런 국민들의 마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이익집단화한 학회나 협회 의견에서 한발짝 멀어져야 한다. 대신 어떤 길이 좀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건강보험재정에 부담이 되지 않는지 등 공익의 관점에서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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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댓글
  1. 맞는말

  2. 이종만

    우리는 언제든지 제도의 원래 취지를 뒤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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