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푸석푸석하고 부을 때, 이뇨제 먹어도 될까?

[이태원 박사의 콩팥 이야기]

[사진=jaojormami_shutterstock]
40대 여성 A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거울을 보기가 겁이 난다. 얼굴, 특히 눈 주위가 푸석푸석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후가 되면 반지가 손가락에 꽉 끼고 신발이 쬐어 답답하다. 양말을 벗으면 양말 자국이 선명하고 다리 앞부분의 뼈와 인접한 피부 부위를 누르면 쑤욱 들어간다.

이 환자 분께는 부종(浮腫)이 있다. 부종은 말 그대로 ‘몸이 부어있음’을 말하며 모세혈관 내 체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세포 사이의 간질조직에 고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밖에서 보기에는 부어있는 상태이다. 경미한 부종은 대개 알아채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침에 깨어서 보니 얼굴, 특히 눈 주위가 푸석푸석한 정도이다. 대개 A씨와 같이 오후에 붓기가 뚜렷해진다. 병원 진찰이나 검사 후에는 청진기나 심전도 자국이 가슴에 남아있기도 한다. 당장 약국에 가서 이뇨제를 먹고 부기를 빼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경우 약국에서 이뇨제를 사서 임의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경한 부종의 경우 부종 해결이 시급한 것은 아니다. 이뇨제를 우선 먹고 부기를 빼고 싶더라도 참아야 한다. 일단 원인질환을 찾아서 이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뇨제를 먹으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고 더구나 이뇨제를 먹다가 임의로 중단하면 부종이 더 심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즉각 치료가 필요한 부종도 있다. 부종 때문에 통증이 심하다거나, 거동을 불편하게 한 경우가 우선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봉와직염에 의한 부종, 음낭과 남근의 부종, 안와부 부종, 폐부종이나 다량의 복수도 각각 부종이 있는 장기의 기능 이상이나 후유증이 우려되므로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뇨제의 부작용은 탈수와 저칼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장애가 대표적이며 고혈당, 고지혈증, 고요산혈증과 성기능장애, 청력장애 등이 있다. 어떤 사람은 부종이 심해지면서 이뇨제 복용 양을 점점 늘려서 한 주먹이나 되는 이뇨제를 먹기도 있다. 부작용으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경우도 많다. 부작용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문제는 이뇨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부종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뇨제 중단 후 부종이 심해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뇨제를 복용하면 초기에 부종은 호전되지만 일시적 탈수 상태에 빠지게 되고 몸에서는 체액 부족 상태를 보충하려고 신장에서 수분 및 염분이 활발히 빨아들이게 된다. 이때 이뇨제를 중단하면 이뇨작용은 중단되는 반면 수분 및 염분의 체내 저류는 지속되어 부종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이뇨제 중단 후 첫 1주는 염분 섭취를 철저히 제한하여야 하고 그 후 6주간에 걸쳐 서서히 염분 섭취를 증가시켜야 한다.

이뇨제를 복용하지 않고 부종 치료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다. 즉 싱겁게 먹고 침상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일단 누워만 있어도 부종이 좋아진다. 누워 있으면 소변량이 증가하는데 사지에 고여 있던 체액이 심장 쪽으로 이동하여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신장으로의 혈류가 증가하여 신장에서의 염분 배설이 증가되기 때문이다. 하지에 압박스타킹을 하면 소변량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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